제37대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사진]은 1일 취임사에서 이 같은 포부를 피력하면서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노환규 회장은 "의약분업 10년만에 건강보험공단은 재정 파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가 하면 정부는 세계에서 가장 싸고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노 회장은 "그러나 의사들은 원가 이하의 강제된 진료수가 제도로 생존을 위해 전문분야를 포기하거나 편법이나 불법진료를 동원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지 오래"라며 "사회에서 존중받아야 할 의사의 신분이 잠재적 범죄자로 분류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무엇보다 '학문적으로 입증된 전문의학 지식과 의사의 양심에 따라 진료한다'는 의사윤리강령이 아닌 원가 이하의 진료수가를 강요당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아쉬움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같은 의료현실의 가장 큰 책임자는 정부도, 국민도 아닌 바로 의사들"이라면서 "값싼 의료비로 훌륭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부, 국민들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의료제도에 무관심해 근본적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하지 않고 회피했던 그 간의 행보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의료 본질 회복 앞장 서겠다"
노 회장은 "앞으로 의료는 공공재라고 주장하면서 국가의 세금이 아닌 의사들의 민간 자본을 이용하고 있는 정부의 횡포 등 잘못된 제도들을 하나씩 바꾸어가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사가 존중과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진료환경을 만드는 것, 그리고 '의료 본질의 가치를 회복시키는 것', 이 두 가지가 의사들이 반드시 이뤄내야 할 사명이자 제37대 의협 집행부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환규 회장은 이어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잡고 의료 정의(正義)를 세우는 것은 힘들고 어렵지만 언젠가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