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 이후 이어진 포괄수가제(DRG) 관련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공급자를 제외한 대다수 위원이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4일 건정심에 앞서 위원들 간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로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의사협회를 제외한 대다수 참석자가 별다른 반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의료계 한 건정심 위원은 "이상하게도 가입자 위원들이 DRG에 다 찬성하는 분위기였다"며 "왜 다들 찬성하는지 궁금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DRG 도입은 결국 행위별수가제라는 또 다른 기전을 명확히 포기하는 것 아니냐"라며 "지속해서 우리 입장을 전달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차기 건정심 안건으로 올라온 DRG 통과를 놓고 위원들 간의 표 대결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적으로 표 대결이 이뤄지면 공익 및 가입자 위원 숫자가 우위를 차지 하기 때문에 의료계는 반대 의사표시로 퇴장하곤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DRG에 대해 "표 대결보다는 건정심에서 합의하에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먼저"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하지만 정부와 가입자의 찬성 의견이 우세한 만큼, 차기 건정심에서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임채민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계의 반대에도 "보완할 내용은 충분히 보완하겠으나, 제도는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DRG에 대한 정부 입장이 선 시행 후 보완이 명확하다는 신호다. 임 장관은 또 "제도를 시행하면서 합리적인 개선사항이 있으면 반영하겠다"며 의료계의 참여를 촉구했다.
복지부 내부에서도 DRG는 차질없이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고하다.
사정이 급박게 돌아가다 보니 대한의사협회가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의협이 내주 초 기자회견 등 특단의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