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와 대한의사협회는 의협회관 동아홀에서 '전공의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전국 전공의 결의대회'를 공동 개최하고 처우 개선 방안 및 의료계 현안 과제를 논의하기 위한 장을 마련했다.
"신임평가委 이전" 전공의 처우 개선 '한목소리'
전공의들은 살인적 근무시간을 비롯해 당직비 미지급 사태, 의사와 수련의라는 두 가지 입장에 놓여있는 실상, 응급의료법 관련 당직 의무화 등 전공의 관련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이를 해결키 위해선 결국 근본적인 전공의 처우 개선이 요구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의 일환으로 대전협 측은 앞으로 '신임평가위원회의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태영 총무이사는 "전공의 수련의 질을 평가하고 전공의 TO를 결정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 신임평가위임에도 불구, 지난 81년 보건복지부로부터 대한병원협회가 이관 받았다"며 "정말 이상하지 않나. 관리 감독을 받아야하는 기관에 속해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공의들은 신임평가위 이전과 더불어 전공의 특별법 제정 등의 자체적인 움직임을 보일 예정이다.
김 총무이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작은 움직임을 통해 우리 스스로 쟁취해내야 한다"며 대전협, 의협, 복지부, 대한의학회 등이 직접 참여해 전공의 수련업무를 평가 및 개선 방안 연구하는 기구를 마련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어 "현재로선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은 신임평가위 이전만이 유일한 답"이라며 "이 외에도 복지부 및 국회를 압박해 전공의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이 권한을 신설되는 '전공의 수련평가위원회'에 이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공의들은 결의대회 말미에 ▲근로시간 상한제 즉각 시행 ▲신임평가 업무, 병협 소속이 아닌 독립적 기구로의 위임 ▲전공의 교육수련 목적 이외에 저렴한 의료 인력의 확보 차원에서 활용하는 작태를 즉각 개선하라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노 의협회장, "권리 지키기 위해선 의사노조 필요"
그런가 하면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의사노동조합 가능성도 제시됐다.
A대학병원 소속 전공의는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전공의들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대전협 차원의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며 "전공의들에 대한 소속 병원 등의 압박이 매우 심한데 어떻게 대처할지 전혀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의협 노환규 회장은 여타 산업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노조'임을 강조했다.
노 회장이 '의사노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손을 들어달라'고 말하자마자 동교홀에 있던 대다수가 손을 들면서 큰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노환규 회장은 "사실 예전엔 노조와도 많이 싸우긴 했지만 그들은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라며 "여러분도 똑같다. 빠른 시간 내에 노조를 결성할 수 있도록 의협이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에서만 희생과 봉사가 가능하다. 그게 아니라면 희생, 봉사가 아닌 폭력"이라며 "정부와 유관단체들에게 전공의 처우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갖도록 스스로 깨우쳐 나오라"고 주문했다.
한편 노 회장은 포괄수가제 등에 있어 국민을 설득하고 정부를 공격하는 '여론전'과 젊은의사의 의식 고취를 통한 단결된 목소리 행사 등을 대안책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