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포괄수가제 저지를 위해 꺼내든 의료계의 수술 거부 카드는 제도 시행 이틀을 앞두고 전격 철회, 의료대란이라는 파국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노환규 회장은 29일 오후 3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과의 면담 후 "포괄수가제를 잠정적으로 수용하겠다"면서 "정몽준 의원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확인시켜준 만큼 의협은 이같이 결론 내리겠다"고 밝혔다.
노환규 회장은 "정몽준 의원의 정책 입안자로서 의지를 피력해준 것을 믿는다"며 "국민 건강과 생명을 아끼기 위해 정부가 진정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부분에 공감을 표한만큼 포괄수가제를 잠정적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단, 전제 사항들을 요청하겠다는 것이 의협의 입장이다.
노환규 회장은 "의협은 최고 전문가 단체라는 점을 주지함으로써 의료정책 시행에 있어 전문가단체의 지위와 권한을 정당하게 인정하고 합리적인 의료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불합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건정심을 독일 등 여러 선진국과 비교해 반드시 재조정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는 것이 뼈대다.
노 회장은 이어 "지불자와 공급자가 동수인 조직을 즉시 구성해 의료의 질 하락을 막을 수 있는 보완 조치를 강구해달라"며 "또한 1년후 포괄수가제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통해 반드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확대, 축소, 폐지 등도 이 결과를 반영하라는 것이다.
이에 정몽준 의원은 "이미 2004년 감사원에서 지적됐던 건정심 구성의 문제점이 아직까지 시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무조건 정부의 책임"이라면서 "이후 건정심 구조를 개선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