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급 의료기관과 한방의료기관, 약국의 내년도 수가인상률이 각각 2.2%와 2.6%, 2.9%로 합의됐다.
반면 의원급 의료기관과 치과의료기관의 수가인상률은 협상 결렬로 차후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병협, 작년과 다른 선택…최고 성과
지난해 수가협상이 결렬됐던 대한병원협회는 올해 다른 선택을 했다. 수가인상률은 지난해보다 대폭 향상됐다.
병협은 지난해 수가협상 결렬을 선언하면서 건정심에서 페널티를 받아 1.7% 인상률에 만족해야 했다. 영상장비 수가 인하에 이어 수가인상률마저 기대에 못 미치면서 부담이 컸다.
하지만 올해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높은 수치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고, 실제 적지 않은 과실을 얻었다.
병협의 부대조건은 회계 투명화를 위한 공동연구, 노인의료비 절감 노력 등으로 알려졌다.
의사협회, 부대조건 이견 등 파행 예고
의협의 수가협상은 결렬이 수차례 예고됐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대조건으로 성분명처방과 총액계약제를 들고 나오면서 협상 분위기가 냉각됐다.
의협은 이들 부대조건을 제외한 다른 방안을 제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수가인상률에서 건보공단과 상당한 인식 차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의협은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의 수가인상률을 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의협은 지난해 부대조건 없이 2.9%의 수가인상률을 챙겼었다.
반면 건보공단은 지난해보다 낮은 수치를 제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이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 최종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건보공단은 협상과정에서 의협이 강한 거부감을 보이자 부대조건을 철회했다. 하지만 수가인상률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고수했고, 의협이 역으로 제안한 수치를 거부했다.
의협은 16일경 이런 분위기를 예상하고 출구전략을 검토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오전부터 협상 직전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건보공단의 협상 방식을 비판하고,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의중을 수차례 드러냈다.
윤용선 의협 보험·의무이사는 "건보공단은 터무니없는 수치와 총액계약제, 성분명처방 등의 부대조건을 내걸었다"며 "애초에 협상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날을 세웠다.
약사회 표정 관리…치·한방 엇갈린 행보
약사회는 이번 수가협상에서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협상 내내 강조했던 유형별 1위라는 성과를 얻었다.
부대조건은 저가약 대체조제 청구 비율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약국 진료비 예측 가능성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요양급여비용 규모가 다른 유형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치협과 한의협은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치협은 협상 내내 협상과정에서 불만을 토로했는데 이게 현실이 됐다.
처음으로 건정심에 가게 됐는데 치협 협상단은 일찌감치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한의협은 수가인상률 2.6%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