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헬스케어에 뛰어든 국내 굴지 IT기업들이 저마다의 청사진을 내놨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활용에 집중하고, KT는 다양한 영역을 키워나갈 의사를 내비쳤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환자 불편 해소를 목표로 집중 분야를 고민 중이다.
4일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코리아’에서 이해성 KT상무,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 차동철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 의료혁신센터장 등이 참석해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제약사 등과 파트너 물색해 의료 AI·빅데이터 등 진출
근래 디지털 헬스케어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KT는 AI·빅데이터·클라우드 인프라를 기반으로 제약사·의료기관·연구회·학회 등과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해성 상무는 “디지털 회사가 치료까지 한다는 것은 어렵다. 디지털 치료제 등 개발을 위해 제약사가 필요하다”며 “AI 신약개발·전략적 투자 등을 함께 하기 위한 파트너를 물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상무에 따르면 현재 KT가 보유한 디지털치료제 파이프라인은 정신과 분야다. ADHD·중독·경도인지장애 등고도화가 필요하지만 향후 만성질환 분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
심부전 환자를 타깃으로 심부전학회·노바티스코리아 등의 지원을 받아 개발 중인 앱도 연말까지는 성과를 낸다는 목표다.
네이버, 의사 진료 돕는 AI 개발···데이터 표준화 숙제
네이버는 의료 AI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차동철 센터장은 “의사와 환자가 이야기하면 옆에서 전공의가 타이핑하는 것처럼 이러한 AI 의무기록 입력 등 의사들을 도와주는 AI를 고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퍼클로바 스튜디오’·‘클로바 케어콜’ 등이 그 예인데, 이러한 AI 기술은 코로나19 유행 당시 고령층 안부확인 전화 모니터링에 유용하게 쓰이기도 했다.
차 센터장은 “공무원들이 어르신들의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데 네이버에 도움을 요청한 바 있다”며 “기존 관리자들이 하기 힘들었던 부분을 도와주고 꼬치꼬치 캐묻고 화제전환을 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여러 데이터로 실험해보고 있는데, 데이터의 경우 병원 간 호환이 안 돼 교류가 쉽지 않다”며 “표준화가 여전한 숙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데이터는 병원·환자 몫···환자의 주체적 참여 방안 등 고심
창업 4개월차를 맞은 카카오헬스케어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경쟁력이 있으면서 병원 역할을 침범하지 않는 영역에 집중하기 위해 방향을 모색 중이다.
황희 대표는 “의료 패러다임이 병원에서 환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데, 환자가 의사 만큼이나 건강관리 주체로 참여하게 만드는 기술이 무엇인지 탐색하고 있다”며 “의료데이터가 환자에게 주어졌을 때 얼마나 가치있게 쓸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바일 전주기 건강관리 서비스를 카카오가 다 못 만든다. 스타트업 및 병원과 함께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카카오가 사전에 만든 기능들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카카오헬스케어의 과제”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일각에서 카카오헬스케어를 ‘데이터 사업자’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 자사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주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병원이 해야 하지만 잘 못하고 있는 영역을 IT기업이 잘할 수 있다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다”며 “데이터는 병원과 환자가 가지고, 병원이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 지원을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