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의과대학 학사제도를 통합 6년제로 개편키 위한 논의가 코로나19로 인해 진척되지 못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이하 KAMC)에 따르면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의대 학사제도를 통합 6년제로 바꾸려는 논의는 현재 멈춰진 상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주무부처인 교육부가 의대 학사제도 개편 논의에 착수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KAMC는 지난 2019년부터 학사제도 개편 TFT를 꾸리고 통합 6년제 추진을 위한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
KAMC 한희철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교육부도 굉장히 바쁜 상황이다 보니 논의가 진행되지 못 하고 있다”며 “교육부 담당자가 바뀐 이후로는 아직 미팅을 하지 못했는데 온라인 회의를 통해서라도 논의를 하기 위해 교육부 측에 요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합 6년제는 현행 예과 2년, 본과 4년 제도에서 예과 2년이 사실상 ‘노는 기간’으로 돼 버린 상황에서 교육 질을 제고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본과 4년의 기간 동안 몰려있는 주요 교육들을 골고루 배치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의대 학장들 역시 통합 6년제에 긍정적인 데다 시행령 개정만으로 추진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의외의 암초에 걸려버린 상황이다.
의학교육협의회, 의사양성 제도 전반 논의 중으로 '의대 5년제' 대안 검토
그 사이에 의료계에서는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의과대학 5년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의학교육협의회는 여러 관련 단체들과 함께 의대 학사제도 등을 포함한 의사양성 제도 전반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여기서 통합 6년제와 함께 의대 5년제+인턴 2년제가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의대 5년제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갖고 있는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은 “현행 예과 2년, 본과 4년 체제는 일제 강점기 시대의 잔재인데다 교육 차원에서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예과 2년을 내실없이 보내는 경우들이 많고, 의사국시 실기시험 일정 때문에 본과 4학년 막판 6개월가량도 교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의대 5년제와 함께 인턴 2년제를 도입하면 실기시험 질 제고과 함께 여러 장점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안 소장의 설명이다.
안덕선 소장은 “의대 5년을 하고 졸업한 뒤 필기시험을 통과하면 임시교육면허를 주고, 인턴 2년을 마친 후 실기시험을 보게 하면 실기시험 수준도 더 향상 될 것”이라며 “이 외에도 학제가 5년으로 줄면서 학생들 등록금 부담도 줄고, 인턴 수급이 두 배로 늘어서 병원 인력의 숨통도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금과 같은 인턴 교육으로는 무리가 있다”며 “인턴 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함께 인턴 교육을 총괄할 거버넌스가 훨씬 더 정교하게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