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올해도 바이오업계에서는 ‘의사발(發) 기업’들이 주목을 받았다. 의료인으로서 전문성이 더해진 바이오기업들은 병원‧대학을 비롯한 여러 연구기관들과의 경쟁 속에서 정부 연구사업에 선정되는 성과를 내고 있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연구재단 등에 따르면 과기정통부가 최근 진행한 2022년도 기초연구사업(기초연구실) 상반기 신규과제 공모에서 의‧약학 및 바이오의료융합분야 과제 수는 총 892개였다.
이들 중 기업이 주도하는 연구는 총 5개였는데, 연구가 선정된 5개 기업(에임드바이오, 메디포스트, 알엔에이바이오, 지놈인사이트, 파이안바이오테크놀로지) 중 3개가 의사가 창립한 기업이다.
에임드바이오의 경우 창립자인 남도형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현재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에임드바이오는 지난 2018년 삼성서울병원 난치암연구사업단에서 출발한 뇌질환 전문 항체신약 개발 회사다.
에임드바이오는 ‘뇌교모세포종 환자유래세포 약물-전사체 변화 지도 연구’를 주제로 우수신진연구에 선정됐다.
메디포스트의 경우 ‘폐섬유화 질환 타깃 유전자 도입 줄기세포 치료제 연구’로 상반기 우수신진연구에 뽑혔다.
메디포스트 또한 삼성서울병원 교수 출신이 설립한 기업이다. 메디포스트는 양윤선 대표(당시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가 지난 2000년 설립한 바이오벤처로, 제대혈 보관사업을 시작으로 건강기능식품 판매,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및 판매 사업을 진행해왔다.
메디포스트는 지난 2005년 코스닥 상장 이후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카티스템, 기관지폐이형성증 치료제 뉴모스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뉴로스템 등 여러 줄기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자가면역성 폐염증의 멀티오믹스 종적추적 연구’로 우수신진연구에 선정된 지놈인사이트는 갓 마흔에 접어든 젊은 의사과학자가 이끄는 강소 바이오벤처로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 출신 주영석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가 설립했다.
주 교수는 지난 2020년 아산의학상 젊은 의학자 부문에 선정된 데 이어 지난 2일 열린 제1회 임성기연구자상에서도 젊은 연구자 상을 받았다. 임성기연구자상은 지난 2020년 별세한 故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업적을 기려 제정됐다.
한편, 올해 상반기 기초연구사업에 선정된 이들 기업 외에도 제약‧바이오업계에는 다양한 의사 출신 경영인들이 포진해 있는 상황이다.
박웅양 삼성서울병원 유전체연구소장의 경우 지니너스를 창립해 이끌고 있다. 지니너스는 NGS기반 조직생검이나 액채생검을 통한 암유전체 동반진단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11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서울대 의대 동기인 박한수‧배지수 공동대표가 2015년 세운 마이크로바이옴 전문 기업 지놈앤컴퍼니도 대표적인 의사 주도 바이오벤처다.
2020년 12월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지놈앤컴퍼니는 지난주 글로벌빅파마 MSD와 담도암 면역항암제 관련 임상2상 협력 계약을 맺은데 이어, 올해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2를 통해 면역항암제 및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관련 연구성과 초록을 공개했다.
세닉스바이오테크의 경우 서울대병원 바이오벤처로 이승훈 신경과 교수가 지난 2016년 설립했다. 나노자임 및 나노입자 기반 진단 및 치료용 나노복합물질 개발을 주력으로 한다. 지난 2월 나노자임 기반 지주막하출혈 치료제 후보 CX111과 패혈증 치료제 후보 CX171에 대한 미국 특허 등록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서정선 서울대 의대 교수가 창립한 마크로젠 및 이제중‧이준행 전남대 의대 교수가 공동 창립한 박셀바이오 등도 대표적인 의사 설립 바이오벤처 중 하나다. 다만 박셀바이오의 경우 지난 2월 이준행 대표가 사임하면서 이제중 대표 단독 체제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