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공공의료 인프라를 책임지고 있는 지방의료원 인력 공백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강원도와 충청도, 경상도 등 전국 각지 공공의료원이 의사 인력 부족으로 제대로 진료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
강원도에 위치한 속초의료원은 최근 "응급의료센터 의료진 공백으로 불가피하게 2월 한달간 운영 일정을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2월 동안 응급실은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에 4일만 운영한다.
속초의료원에서는 최근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전문의 5명 중 3명이 퇴사하게 됐다. 이에 전문의 3명 채용 공고를 내면서 연봉 상한선을 4억2000만원까지 올렸지만 아직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강릉의료원의 경우는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없어 진료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영월의료원은 2억원이 넘는 연봉을 책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년 넘게 내과 전문의를 충원하지 못했다.
속초시는 속초의료원 및 인근 지자체와 함께 인력 충원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특별한 해답을 찾지는 못한 상태다.
얼마 전 열린 간담회에서 이병선 속초시장은 "인근 시군과의 협력을 통해 응급실 운영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속초의료원도 자구책 마련에 고심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지방의료원 인력부족 연쇄…수도권 의사 쏠림 심화
공공의료원 인력난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경기도의료원 포천병원은 재활의학과 진료를 3월부터 중단한다. 한 명의 전문의가 홀로 환자를 진료했지만 개인적 사정으로 퇴사를 하게 되면서 진료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충청남도 소재 홍성의료원은 마감 기한 없는 영상의학과 전문의 및 신경과 전문의 채용 공고를 냈다. 천안의료원은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해 안과와 내과 전문의도 부족한 상황이다.
경상남도 산청군보건의료원은 1년 가까이 내과 전문의가 부재한 채 의료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연봉 3억6000만원을 제시하고 세 차례나 모집 공고를 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역별 근무의사수는 서울이 2만9136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 10년간 전국 평균 의사 증가율은 3.2%이지만 강원 2%, 경남 1.6%, 충북 2% 등 지역의 경우 증가율은 더 낮은 편이다.
수도권 의사 쏠림 현상 장기화에 따라 공공의료를 책임져야 할 지방의료원 진료 공백이 심각해지면서 의료 인프라 위기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