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NMC, 원장 주영수)이 의사직 정년을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력이 부족한 보훈병원·지방의료원 등이 이미 60세 이상 의사도 간간이 채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NMC의 이번 결정이 전국 공공의료기관 인사 규정에 영향을 미치고 의료원 내부 인력난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NMC는 지난달 28일 '2023년 제2회 이사회'를 열고 상정된 인사규정 등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사회에는 ▲주영수 의장(NMC 원장) ▲당연직 이사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 ▲선임직 이사 권태형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부회장·김성우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장·송정한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본부장·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진성찬 간사(NMC 기획조정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사진은 "직원들의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의사직에 한해 65세로 정한다"는 내용의 인사규정 개정에 동의했다.
또 정년에 이른 날이 1월부터 6월 사이면 6월 30일에, 7월부터 12월 사이에 있으면 당해 12월 31일에 당연히 퇴직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번 의사직 정년 연장으로 인한 명예퇴직 규정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명예퇴직 기준은 근속 20년 이상, 정년 퇴직 1년 내 가능하며 정년 연장과는 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진성찬 간사는 회의에서 보수와 관련해 "의사직은 임금피크제 제외 대상으로, 현재 34호봉을 최대 상한으로 규정해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사 정년 연장을 통해 의사들을 조금 더 잡아둘 수는 있지만 인력 유입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의사 보수 수준에 대한 고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권태형 이사는 "NMC 기본연봉, 성과연봉이 타 기관 대비 아주 낮은데 의료 인력 수급이 원활하느냐"며 "코로나19 이후 지방의료원 등에서 의사 급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현재 보수 수준으로는 인력 수급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성우 이사도 "대학병원으로만 인력이 모이는 빈익빈 부익부 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박민수 이사는 이에 대해 "인력 운영을 중심으로 NMC의 경영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개선안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차기 이사회에서는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계획에 따른 조직 개편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전문의 줄퇴사로 소아전문의사 전무, 응급수술 불가 태반"
한편 지난해 3분기 기준, NMC에 정규직으로 채용된 의사는 정원 145명 중 109명으로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의사 정원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퇴사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기획재정부가 NMC 신축이전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하면서 소위 "상황이 언젠가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잃어버린" 전문의들의 이탈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NMC 전문의협의회(회장 이소희)는 지난달 말 "NMC는 이대로면 망하고 말 것"이라며 의사 부족 실태를 고발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전문의 절반이 퇴사했으며, 금년 들어서도 4명의 젊은 의사가 퇴사했다.
또 혈관조영시술이 가능한 의사는 단 1명이었기 때문에 이 의사가 자리를 비우면 급성 위장관 출혈 등 응급 색전술이 불가했다.
소아 전문 의사는 아예 없었다. 열성 경련 치료를 위한 소아신경과, 가와사키병 등 심장질환 치료를 위한 소아심장의사, 신생아 뇌 초음파 시행을 위한 소아영상 의사는 모두 떠났다.
급성뇌경색 시술도 중단됐으며, 산부인과는 야간, 휴일 코로나19 응급제왕절개 수술이 불가능하다. 외과도 야간 응급상황발생 시 수술이 어렵고, 정형외과 수술은 중단된 지 오래다.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한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이달 2일자로 의사직 채용 공고를 보면 NMC는 외상센터 흉부외과·신경외과·외과·정형외과, 신경과 전문의 등을 찾고 있다.
보수는 ▲의사직 2급 7217만원~9679만원, 성과연봉 상한액 5149만원~6905만원 ▲의사직 3급 6715만원~9173만원, 성과연봉 상한액 4790만원~6544만원 등으로 명시됐다. 외상센터 전담 전문의의 경우 보수 상향 조정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