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의무가 있는 의료인 중 73%는 공중보건의사 및 군의관이 아닌 현역 복무를 이행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회장 신정환)는 지난 5월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전공의(인턴·레지던트), 공중보건의사, 군의관 등을 대상으로 의료인 군 복무 형태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및 젊은의사협의체 권익위원회가 지난 5월 18일부터 31일까지 2주 동안 시행했으며 총 2177명의 젊은 의료인들이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현역 복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긴 의료인 군 복무기간에 어느 정도 부담을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 95.8%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현재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공중보건의사 및 군의관 복무기간 단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95.7%가 "복무기간 단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현역 복무를 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현역으로 복무를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3.1%가 육·해·공군 등으로의 현역 복무 이행 의사를 보였다.
그 가운데 ‘복무 예정’인 의료인 및 예비의료인의 현역 복무 이행 의사 응답은 74.7%로 전체 응답자의 응답 비율(73.1%)을 상회했다.
그 외에도 응답자의 92.7%가 주변에 현역으로 군 복무를 이행한 사례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후배에게 현역 복무를 권유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85.3%가 없다고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보의‧군의관 복무기간 37개월로 현역병 2배 이상”
현재 공중보건의사 및 군의관으로 복무하는 의료인들은 기초군사 훈련을 포함해 37개월에서 38개월에 달하는 기간 동안 군 복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는 육군 기준 18개월인 현역병 복무기간의 2배 이상으로, 장기간의 군 복무에 부담을 느낀 이들이 점차 상대적으로 짧은 현역 복무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실제 의과 공중보건의사 수는 점차 줄고 있는 추세로, 신규 편입된 의과 공중보건의사 수는 2017년 814명에서 2023년 450명으로 6년만에 45% 감소했다.
이번 조사 결과, 공중보건의사 및 군의관 등에 대한 지원 의향이 줄어드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장기간의 복무에 대한 부담(97.1%) ▲개선되지 않는 처우(생활환경, 급여 등)(67.9%) ▲불합리한 병역 분류/지원 제도(32.1%) 등이 있었다.
아울러 공중보건의사 및 군의관 등에 대한 지원 의향을 높이기 위한 접근으로 응답자들은 ▲복무 기간 단축(95.1%) ▲월급, 수당 등 처우 개선(70.2%) 등을 꼽았다.
응답자들은 공중보건의사의 효율적 배치를 위해 필요한 제도적 개선으로 ▲보건기관 우선 배치(국·공립병원 및 응급·당직의료기관 배치 제한)(39.5%) ▲전문 인력의 배치 기준 세분화(36.4%) ▲배치 적정성 관련 정기 평가 제도화 및 실질적 운영(31.1%) 등을 꼽았다.
신정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회장은 “현역병 처우는 복무기간 및 급여 등 여러 방면에서 지속적으로 개선됐지만 공중보건의사 및 군의관 처우는 수십 년째 제자리”라며 “점진적으로 늘어나던 현역 복무 선호 현상이 예상보다 훨씬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중보건의사 및 군의관 지원을 높이기 위해 복무기간 단축과 처우 개선을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이라며 “복무기간을 포함해 근본적인 처우와 환경 개선 없이는 공중보건의사 및 군의관 숫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