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특수의료장비 중 노후된 장비가 많음에도 적합율은 높아 품질검사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강보험 급여비 MRI와 CT 등 특수의료장비 검사 및 영상진단료가 급증하고 있고, 노후화되고 있음에도 적합율이 99% 수준인 것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남인순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제조연한별 특수의료장비 설치 현황'에 따르면 현재 고가 특수의료장비인 CT, MRI, Mammo의 노후화가 심화된 상황이다.
현재 CT는 2321대 중 10년이상 20년 미만 803대(34.6%), 20년이상 30년 미만 53대(2.3%), 30년 이상 1대 및 제조 시기를 알 수 없는 CT도 5대나 됐다.
MRI는 1983대 중 10년이상 20년 미만은 36.9%인 731대, 20년이상 30년 미만은 3.2%인 64대에 달했으며, Mammo는 설치대수 3783대 중 10년이상 20년 미만은 1335대(35.3%), 20년이상 30년 미만은 430대(11.4%), 30년 이상 20대(0.5%)였다.
남 의원은 "특수의료장비는 감가상각이 심하고, 부품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 10년만 지나도 상대적으로 노후가 심하다"라며 "중고장비 도입 현황을 보면 26.5%로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은 고가 영상진단장비 지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정책을 펴고 있다"라며 "노후에 따른 퇴출 기준을 마련하고, 특수의료장비 검사품질관리 시스템을 보다 철저하고 정교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MRI, CT, Mammo 등 특수의료장비 영상품질 검사결과 부적합 비율이 지난 2006년 14.8%, 2007년 10.2% 수준이었으나 2017년 이후에는 0.2%, 0.1%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실상 적합율이 99.9%에 달하는 상황으로, 노후화에 따른 품질적합율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음에도 부적합율이 제로에 가까운 것이다.
남 의원은 "의료현장에서 품질검사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99.9% 적합판정' 품질검사···피검사 기관에 종속된 관리업무
남 의원은 "이는 검사관리와 중립적 판독을 분리하지 않은 부적절한 경쟁구조 때문으로 보인다"며 "특수의료장비 품질관리 검사기관별 점유율은 한국영상품질관리원 24.4%, 한국의료기기기술원 31.4%, 한국의료기기평가원 44.2%"라고 말했다.
이어 "3개 검사기관은 각각 일반 검사관리와 영상판독업무를 동시 수행하며 상호 무한경쟁 중"이라며 "수익성 확보 과정에서 부적합 판정을 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영상품질 판독이 철저히 중립적 판단이 요구되지만, 검사위원이 검사기관에 전속돼 있어 소속 검사기관 입장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남 의원은 "특수의료장비 의료영상 품질관리는 의료영상검사의 재정 부담을 최소화해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고 국민건강권을 증진에 목적이 있는 만큼 개선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별 검사기관은 피검사기관으로부터 검사를 외면받을 가능성이 커지게 되는 취약한 구조라 특수의료장비의 품질검사를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특수의료장비 품질검사를 복수기관 확대 시행하고 있으나, 당초 검사주체를 늘린 목적과 달리 검사서비스 품질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경쟁구도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 진입한 검사기관들도 어려운 조건으로 인해 검사위원 확보 및 조달에 급급한 실정이다. 검사기관의 재등록이나 신규신청을 어렵게 해 검사기관의 건전한 경쟁을 제한하고 있다.
단지 99.9%라는 적합판정 품질검사 결과를 낼 수 밖에 없어 관리업무가 제대로 수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남 의원은 "판독전문기관은 전문기관인 대한영상의학회가 수행토록 지정해 다수 검사기관에서 의뢰하는 영상판독 요청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