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젊은 여의사가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 생명을 구해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5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나눠준 故 이은애 순천향대부천병원 가정의학과 임상조교수(34세)다.
별을 의미하는 ‘스텔라’가 가톨릭 세례명인 고인은 오늘(8일)자로 서울성모병원에서 발인이 엄수되며 영면에 들어갔다.
고인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근처에서 식사 중 머리가 아파 화장실에 갔고, 구토 후 어지러움을 느껴 화장실 밖 의자에 앉아 있던 중 지나가던 행인의 도움으로 근처 응급실로 이송됐다.
고인은 구급차 안에서 의식이 있었으나 두통과 구토 증상이 다시 시작됐다. 응급실 내원 후 경련이 일어나 곧바로 의식이 저하되고, 검사 결과 뇌출혈(지주막하출혈)로 진단 받았다.
보호자는 수술을 해도 예후가 불량할 수 있다는 전문의 소견을 듣고, 중환자실에서 보존적 치료를 받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중환자실 치료 중 경과가 호전되지 않고 자발호흡 및 뇌간반사 소실 등 뇌사소견을 보였다. 설명을 들은 보호자는 장기이식센터에서 면담 후 뇌사자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고인의 부친은 “뇌사라는 말에도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았지만 생명을 살리는 일을 업으로 살던 딸이 생의 마지막 까지 의사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환자를 살릴 수 있게 했다. 힘들고 아프지만 장기기증을 하기로 했다”고 슬픔을 토했다.
고인은 4일 서울성모병원 외과 중환자실로 이송됐고 6일 오후 이식 수술을 진행, 심장 및 폐, 간, 신장(2개)을 뇌사자 장기 기증으로, 총 5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건넸다.
고인은 중앙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수련 후 순천향대부천병원에 몸 담았다.
박순철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혈관이식외과 교수)은 “의사라는 직업으로 최선을 다했던 딸이 끝까지 환자분들에게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고인 가족들의 숭고하고 뜻깊은 의지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