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세계의사회(WMA) 임원들을 만나 한국 정부의 의대 증원 부당성을 알리며 지지와 연대를 호소했다.
임 당선인과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19일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루제인 알코드마니 WMA 회장과 오트바 클로이버 WMA 사무총장을 만나 이 같이 발언했다.
임 당선인은 "정부의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사태가 9주째 접어들면서 한국 의료체계가 철저히 붕괴될 상황이지만 정부는 의사를 악마화하고 범법자 취급을 하는 등 테이블에 칼을 올려두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국제적 상식에 어긋나는 일을 WMA 회장과 사무총장에게 직접 알리고 국제적 연대를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은 "그간 한국 의사들은 정부에 필수의료와 지역의료가 소멸하지 않기 위한 대책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의사 수만 늘려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 의료시스템의 문제와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전 세계에 퍼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알코드마니 회장은 이달 18∼20일 서울에서 열리는 WMA 제226차 이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방문했다.
그는 "전문직에 대한 권리와 자율성은 한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다뤄지고 있는 문제"라며 "이번 세계의사회 이사회에서는 한국 사안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 제안한 안에 대해선 "젊은 의사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세계의사회는 앞으로 의협과 긴밀히 논의하면서 한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클로이버 사무총장은 "의대 정원을 갑자기 60% 늘리겠다는 한국 정부 계획은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국은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 나라 중 하나지만 젊은 의사들 업무 환경과 임금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의사들이 건설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해 신속히 문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임 당선인은 "한국 의료정책은 전문가에 대한 존중 없이 수십 년간 관료와 정치가의 일방통행으로 이뤄졌다"며 "비정상적인 대한민국 정부의 폭압적인 의사 탄압을 해결할 수 있도록 연대해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