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의사 1000명‧의협 해산‧집단행동 교사 처벌
정부, 연일 초강경카드 제시…의료계 투쟁 장기화되면서 후폭풍 예고
2024.06.19 06:19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의사들의 집단휴진 투쟁 후폭풍이 심상찮다. 정부가 집단행동에 대한 다각적인 처벌 공세를 예고하면서 ‘혹독한 대가와 맞바꾼 투쟁’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대통령이 직접 의사 집단행동에 대한 처벌을 언급한 만큼 어떤 방식이든 사정(査定)의 칼날이 드리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의사들에 대한 사정 압박은 집단휴진 전날 경찰이 대규모 리베이트 사건 수사 경과를 폭로하고 나서면서 가시화 됐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7일 고려제약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해 1000명 이상의 의사가 수사선상에 올라있다고 밝혔다.


현금을 직접 받았거나 가전제품 또는 골프 접대 등 구체적인 리베이트 사례까지 언급하며 수사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의료계는 집단휴진 전날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경찰청장이 직접 피의자의 규모나 사건의 내용을 언론에 알리고 나선 것은 분명한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대 증원 사태 초기부터 의사에 대한 압박책으로 리베이트 사건 활용 가능성을 엿보던 정부가 결국 집단행동을 앞둔 시점에서 공론화 시켰다는 분석이다.


실제 보건복지부는 의대증원 사태가 가시화된 직후인 지난 3월 21일∼5월 20일을 '의약품·의료기기 불법 리베이트 집중신고기간'으로 운영, 의료계의 반발을 샀다.


복지부는 신고 내용을 토대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로, 고려제약 사건 외에도 연이은 리베이트 사건 수사가 예상된다.


집단휴진 자체에 대한 처분도 예고됐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이번 집단휴진을 주도한 대한의사협회에 대해 “극단적인 경우 의사협회 해산도 가능하다”며 초강경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병왕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18일 “의협이 의사들에게 진료 거부를 독려하는 것은 협회 설립 목적과 취지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가 복지부 산하의 사단법인인 만큼 관리, 감독, 감사 권한이 있는 정부가 임의 해산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전병왕 실장은 “의협이 설립 목적과 취지에 위배한 행위를 함에 따라 여러 조치가 가능하다”며 “시정명령, 임원 변경은 물론 종국에는 해산을 명령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집단휴진에 대한 전방위적 처벌도 예고된 상태다. 


정부는 지난 14일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를 대상으로 집단행동 및 교사 금지 명령서를 송부했고, 15일에는 불법 진료 거부를 독려하는 의협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또한 앞서 전국 3만6000여개 의료기관에 진료명령과 휴진신고명령을 발령한 데 이어 18일 오전 9시를 기해 업무개시명령도 발령했다.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사전 안내 없이 일방적으로 진료를 취소하면 의료법에 따른 진료 거부로 판단해 전원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 없이 환자 진료를 거부한 의사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아울러 정부는 대학병원 교수들의 무기한 휴진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해당 교수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도 예고했다.


교수들의 진료거부가 장기화돼 병원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병원장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요청하고, 집단 진료거부를 방치한 병원에 대해서는 요양급여 선지급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국무회의에서 “환자를 저버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며 강경 대응 의지를 천명했다.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 절차가 마무리된 상황에서도 의사들의 불법적인 진료 거부가 진행되고 있다”며 “실현 불가능한 주장을 고집하면 모두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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