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닫혔다 소문, 국민께 위협돼 휴진 철회"
강희경 서울의대 비대위원장 "현재로선 달라진거 없어 전공의 복귀 설득 힘들다"
2024.06.25 13:53 댓글쓰기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이 무기한 휴진 철회 배경에 대해 "휴진을 시작한 뒤 갑자기 발생하는 환자가 서울대병원에 오지 못해 피해받으면 어쩌나 걱정이 들었다. 서울대병원이 닫혀있다는 풍문 자체가 국민께 위협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휴진을 서둘러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25일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이태진 서울대 보건대학원장과 진행한 긴급 대담 '의료개혁 어디로 가야하는가-서울대 보건대학원장이 묻고 서울의대 비대위원장이 답하다'에서 "끝까지 목소리를 내야했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있지만, 저희 상황을 양해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의료계의 모든 짐을 짊어지고 희생하는 상황"이라며 "의료계 밖에서는 책무를 저버리고 떠난 파렴치한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공의들이 아니면 이처럼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의 희생과 그들의 복잡한 마음을 생각하면 어떻게 되면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없다. 교수들이 전공의에게 돌아오라고 말할 자격도 없다. 그간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 전공의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취소하는 것조차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수련환경도 전혀 바뀐 게 없다. 전공의들이 돌아오면 여전히 당직을 서야 하고, 여전히 말도 안 되는 시간을 근무해야 할 수 있다. 전공의들이 일을 덜 해도 병원이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들려면 3~4년은 필요하다. 아직 시범사업 운영도 제대로 시작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한 달 전쯤 전공의들이 연속해서 36시간 근무하지 않도록 하는 시범사업에 참여할 것인지 묻는 공문이 정부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그에 필요한 재정은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공의들 연속 근무시간을 제한하려면 그것을 커버할 인력이 필요하다. 또 그 인력에 대한 재정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쏟아내는 정책들 중 많은 경우가 우리도 바라는 방향이지만 문제는 재정이 따라 붙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아무 것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쏟아내는 정책, 우리도 바라는 방향이지만 재정 보장이 안되는 것. 그러면 도루목"

"2000년에도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있었고 지금과 아젠다 거의 똑같았지만 달라진거 없어"

"상급종합병원 현 상황 심각, 휴진 다시 안하겠다고 장담 못한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사태 당시 전공의 4년차였던 그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강 위원장은 "2000년에도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있었고, 당시 아젠다가 지금 의료개혁특위 아젠다와 아주 똑같다"며 "2000년 이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고, 2020년 맺은 의정 협의도 휴지조각이 된 상태"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최근 의료에 별도 재정이 들어간다고 약속했지만 기획재정부를 통과할지, 또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할지 관건"이라며 "통과 못하면 도루묵이다. 정말 가능하다는 것이 눈에 보여야 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가 이런 불신을 해소해야만 전공의 복귀도 희망할 수 있다고 봤다.


강 위원장은 "전공의들이 사회 시스템을 믿을 수 있고 올바른 방향으로 출발했다는 생각이 들어야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며 "사법리스크 측면에서도 의사가 과실이 없는 상황이라면 비록 안 좋은 결과가 있더라도 처벌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돼야 희망을 갖고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강 위원장은 향후 휴진 재돌입 여부에 대해 "모든 노동자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저항은 하던 일을 멈추는 것"이라며 "밖에서 보기에는 큰 문제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상급종합병원은 정말 문제가 심각하다. 휴진하지 않으면 교수들이 사직하거나 순직할까 우려된다. 앞으로 절대 안 하겠다는 말은 못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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