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간호법 제정···충격 소용돌이 빠진 의협
임현택 회장 겨냥 비대위 결성·탄핵 청원론 등 설왕설래…"목숨 건 단식투쟁" 동정론
2024.08.29 06:20 댓글쓰기

간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의료계가 내분에 휩싸였다.


의료현안 대응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부터,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탄핵 청원까지 나왔다. 


임 회장이 의료 현안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반대로 한동훈 여당 대표도 막지 못하는 일이고 당뇨병을 앓고 있는 그가 목숨을 건 단식투쟁 중인 상황에서 탄핵은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28일 간호법 제정안이 국회를 넘자 의료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기장(의사)이 비행기 운항을 일시적으로 못하자 조정을 승무원(간호사)에게 맡겼다. 승객(국민) 안전은 누가 책임지냐"며 탄식했다.


임현택 회장은 단식 농성장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간호법은 간호사가 진단하고, 투약 지시하고 수술하게 만들어주는 법"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나 간호법을 막지 못한 임현택 회장에게 거센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임기 동안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비급여 보고제도, 수가협상 등 제대로 된 대응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조병욱 의협 대의원은 SNS를 통해 "임기 시작 후 의협이 의료 현안에 잘 대응하지 못했다"며 "의견 수렴 목적이지만 요건을 충족한다면 대의원회를 통해 불신임 안건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의협 대의원회는 오는 8월 31일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안건은 의대 정원 증원 저지 및 필수의료 패키지 대응, 간호법 저지를 위한 비대위 설치 등다.


대의원들은 의협이 주축이 돼 구성한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 해체를 촉구한지 한 달도 안돼 또 다시 비대위 구성을 제안한 셈이다. 


만약 새 비대위가 결성되면 각종 의료현안 대응에 있어 현 집행부가 사실상 제외돼 허수아비로 전락하게 된다. 그러나 비대위 운영 및 예산은 집행부의 지원이 필요해 갈등이 내재돼 있다. 


"당뇨병 앓는 임현택 회장, 2~3일 더 단식하면 목숨 위태"


그러나 일각에선 비대위 설치도, 임현택 회장 불신임도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있다. 그 이유는 임현택 회장이 목숨을 걸고 벼랑 끝 전술인 무기한 단식투쟁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회에 의사단체 수장으로서 압박과 경고 메시지를 몸소 전달 중인 회장을 끌어내리는 것이 맞지 않고, 국회 여당 대표 목소리도 묵살되는 상황에서 책임을 묻는 것도 어렵다는 것이다. 


의사회 관계자는 "임현택 회장이 지병으로 당뇨를 앓고 있는데, 2~3일 정도 단식을 더해도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면서 "목숨을 걸고 투쟁 중인 사람을 자리에서 끌어내릴 정도로 의사들이 독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올특위가 해체된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새로운 비대위 설치도 명분이 부족하다"면서 "탄핵 의견을 모으고 임총에서 안건이 올라오더라도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이 실제로 이뤄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의사회 관계자도 "대의원회나 시도의사회회장단에서 의료 현안 대응이 미진하다고 비대위 설치 등을 추진했지만, 임 회장이 무기한 단식 카드를 꺼내들면서 다들 머쓱해졌다"면서 "임 회장이 자리에서 스스로 내려오지 않는 이상 변화는 생기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한편, 의협은 대의원회의 비대위 결성과 불신임 여론조사 등에 대해 말을 아끼며, 눈 앞에 펼쳐진 현안 대응에 집중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최안나 대변인은 "대의원회에서 임총을 개최한다고 하고, 일부 대의원이 임 회장 불신임에 나설 것이라고 들었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간호법 및 의대 증원 등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원들이 한마음이 되서 일이 되도록 움직여도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든 상황"이라며 "간호사 불법진료 신고센터를 운영해서 피해 신고를 받고 의사들 정치세력화를 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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