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둔 제약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이 올해 을사년(乙巳年)에도 기대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 바이오 산업에서 시장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도 바이오의약품 시장 성장과 더불어 CDMO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거나 본격화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자연스레 전체 시장 규모도 크게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회계법인 삼정KPMG는 '2025년 국내 주요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을사년(乙巳年)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CDMO 업계가 금년과 마찬가지로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5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생산능력 기준 세계 1위이며 바이오의약품 점유율 기준으론 론자, 우시바이오로직스, 카탈런트에 이은 4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5년 4월 가동을 목표로 18만ℓ 규모 5공장을 인천 송도에 건설하고 있고 미국, 유럽, 아시아 주요 콘퍼런스에 참석하며 네트워킹·수주 활동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경쟁사인 셀트리온은 최근 CDMO 전문 자회사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스’를 설립하고 CDMO를 넘어 연구까지 대행하는 위탁연구개발생산(CRDMO) 사업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내년 상반기에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다중항체치료제, 세포·유전자치료제 등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 착공에 돌입해 2028년부터 CMO 상업 생산에 돌입하는 게 목표다.
SK그룹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독일 CDMO기업 IDT 바이오로지카를 인수하며 백신에서 항암 바이러스, 세포·유전자치료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세계에서 손꼽히는 독일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의 지분 인수로 외형을 크게 확대하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5년 내 1조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
이 외에 롯데그룹은 주요 신사업 중 하나로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고, 2년이 경과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 6만평 부지 내 3개 생산공장 및 부속 건물을 짓고 있다.
전통 제약사 대웅·유한·보령·휴온스 CDMO 확대 주목
전통 제약사들도 새롭게 CDMO 사업에 돌입하거나 사업 확장에 나섰다.
대웅제약도 최근 자회사 대웅바이오를 통해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지난해 3월 대웅제약이 경기도 화성시 향남에 착공 돌입한 바이오공장을 최근 완공했다.
이미 대웅바이오는 2027년 식품의약품안전처 GMP(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과 202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CDMO 상업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보령은 최근 대만 제약사 로터스와 세포독성 항암제 CDMO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유럽서 충남 예산 공장의 품질관리 기준(EU-GMP)을 인정받고 CDMO 사업 역량을 확대했다.
특히 보령은 지난달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 중 일부를 CDMO 생산시설 확장 등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한양행과 휴온스도 CDMO 사업 확대를 비롯 네트워킹, 수주에 보다 공을 들일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자회사 유한화학을 통해 화학합성 원료의약품(API) CDMO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총 생산능력 70만 리터 규모로 이미 CDMO 사업에서 연간 20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 화성공장 생산동(HB동) 신축에 이어 BAY(작업 구역)-2 공사를 최근 완료했다. 금년 3월 본격 상업생산에 들어간다는 방침으로 최근 해외 다국적제약사와 거래가 성사되는 등 글로벌 CDMO 고객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휴온스는 바이오 업체 ‘팬젠’을 143억원에 인수하고 종속회사로 편입시켰다. 휴온스는 계열사 휴온스랩이 개발 중인 ‘인간유래 히알루로니다제’를 팬젠을 통해 위탁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히알루로니다제는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전환하는데 활용되는 약물확산제로, 미국시장 진출을 겨냥해 개발 중이다. 팬젠을 통한 글로벌 CDMO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의약품 시장이 대사질환, 항암제 등에 힘입어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바이오의약품 수요 증가에 CDMO까지 급부상 하면서 삼성, 셀트리온에 이어 대웅, 유한 등도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