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소아청소년기 골반뼈 성장이 비구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
청소년기 전후로 골반뼈의 2차골화중심이 비구 테두리를 따라 나타나고, 비구 후방 부위 면적이 점점 넓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결과는 고관절 성장 과정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고관절 질환 예후 예측과 치료 방침 수립에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어린이병원 정형외과 신창호 교수팀은 골반 및 복부 CT를 촬영한 9~13세 소아청소년 132명을 대상으로 골반뼈의 2차골화중심 발달에 따른 비구 변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골반뼈의 ‘비구(Acetabulum)’는 허벅지뼈 대퇴골두를 덮고 있는 오목한 모양의 뼈 구조다.
비구 주변에는 청소년기 전후로 2차골화중심이 나타나고, 여기서부터 골반뼈를 구성하는 장골·치골·좌골 3개 뼈가 형성된다.
이런 성장을 거치며 비구 면적도 증가하는데, 만약 비구가 대퇴골두를 과도하게 덮으면 대퇴비구충돌증후군을, 반대로 충분히 덮지 않으면 고관절 이형성증을 유발할 수 있다.
고관절 질환 예방과 효과적인 치료 계획을 수립하려면 2차골화중심 출현과 발달이 비구 면적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이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는 지금까지 없었다.
연구팀은 2차골화중심 발달에 따른 비구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2차골화중심이 확인된 아동·청소년의 복부와 골반 CT 영상을 3차원으로 재구성했다.
이후 ▲아동기 후기 ▲청소년기 전기 ▲청소년기 초기로 구분해 2차골화중심 출현 위치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골반뼈의 2차골화중심은 모두 비구 테두리를 따라 출현했으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2차골화중심 형성 부위가 점차 넓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골반뼈 성장이 끝나면 2차골화중심들이 완전히 연결돼 비구의 테두리 부분을 구성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연구팀은 비구가 대퇴골두를 덮는 정도(피복)가 2차골화중심으로 인해 얼마나 증가하는지 CT 단면을 기반으로 분석하고, 연령별로 비교했다.
그 결과 아동기 후기에서 청소년기 초기로 갈수록 ‘비구 후방’의 대퇴골두 피복이 넓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른 부위 피복은 연령에 따른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즉, 비구는 성장하면서 대퇴골두 앞쪽보다 뒤쪽을 많이 덮는 형태로 발달했다.
이 결과를 통해 인체가 성장하면서 비구 전방 기울기(전방염전)도 점차 증가하는 현상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2차골화중심 위치에 따른 비구 대퇴골두 피복 변화를 확인하고, 이를 고관절 질환의 예후를 예측하고 개선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비구 결손이나 대퇴골두 과다 피복이 있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치료가 필요한지 자연적으로 개선될지 판단할 수 있다. 그 결과 불필요한 수술을 줄이고, 적시에 적합한 치료를 실시할 수 있다.
신창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관절 정상 발달 과정에 대한 지식을 넓힐 수 있어 의미가 크다”며 “고관절 질환 소아환자 치료계획 최적화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정형외과 분야 권위지 ‘골관절 수술 저널(The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