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사직한 인턴을 대상으로 진행된 모집 전형이 이번에도 성과 없이 끝났다. 앞서 지난달 23일 마감된 신규 인턴 모집에 이어 '0명' 행렬을 이어간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수련병원 221곳은 지난 2월 3일부터 4일 오후 5시까지 이틀간 인턴을 모집을 실시했다.
대상자는 지난해 사직한 인턴 2967명이며, 수련병원들은 오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 간 지원자 면접과 실기시험을 실시한 뒤 다음 날(7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하지만 데일리메디 취재결과 대부분 수련병원에서 지원자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지원자가 있는 곳도 한자릿 수에 그치는 등 극소수였다.
우선 본지 조사에 응한 병원 가운데 서울지역에서는 한양대병원, 인제대상계백병원, 원자력병원, 노원을지대병원 등이 모집에 나섰으나 지원자를 한 명도 받지 못했다.
경기와 인천지역에서 인하대병원, 국제성모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안양샘병원 등이 모집에 나섰으나 지원자는 전무했다.
유일하게 지원자가 있다고 밝힌 길병원에서는 구체적인 현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규모는 한 자릿수에 그쳤다.
젊은 의사들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빅 5병원(서울대, 서울성모, 서울아산, 삼성서울, 세브란스)은 이번에도 비공개 방침을 이어갔지만 지원율은 저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A수련병원 관계자는 "지원할 수 있는지 가능 여부를 묻는 문의가 있긴 했으나 문의가 전부 지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지방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대전지역인 유성선병원, 대전선병원과 대구지역인 경북대병원에서도 지원자는 없었고 부산지역인 인제대해운대백병원에서도 지원자를 단 한명도 받지 못했다.
부산대병원은 지원자는 있으나 구체적인 현황은 밝히진 않았고, 제주지역인 제주대병원 역시 지원자는 없었다.
수련병원들은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이다. 특히 앞서 진행된 모집 전형들이 저조한 지원율을 보인 탓에 기대조차 하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수련병원들은 여전히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할 명분을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복지부는 사직 전공의 복귀를 위해 수련·입영 특례를 발표했으나 별다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15∼19일 사직 레지던트 92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모집 전형에서도 지원자는 199명(지원율 2.2%)에 그쳤다.
B수련병원 관계자는 "사직 전공의들의 입장은 분명한 것 같다. 현재 그들의 복귀를 독려할 수 있는 대책은 사실상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료현장 혼란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출근율은 8.7%다. 의정 갈등 이전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던 전공의 1만3531명 중 1171명만 수련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C수련병원 관계자는 "추가 모집 계획이 나오면 따르겠지만 이대로라면 의미 없는 모집에 그칠 것 같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