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법적책임 무방비, 전공의 배상보험 확대"
대한전공의협의회 건의…政 "수련병원·상급종병 지정 요건에 포함 검토"
2025.12.27 19:04 댓글쓰기

정부가 전공의 배상보험 제도를 시작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전공의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아울러 국회를 통과한 지역의사제도 또 다시 실패한 제도가 되지 않도록 다층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27일 오후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성의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보건복지부 정책간담회’에서 전공의들은 배상보험 정책과 지역의사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전공의 배상보험은 의료사고 배상액 중 3000만원까지 수련병원이 부담하고 초과한 3억원까지 국가가 배상하는 제도다.


해당되는 진료과는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심장혈관흉부외과·응급의학과·신경외과·신경과 등 8개다. 


박창용 대전협 정책이사는 “수사·기소·재판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의료인의 삶을 파괴한다”며 “의료현장 현실성을 고려하지 않는 법적 공방은 의지를 꺾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의료 관련 민사소송은 연간 약 70만건에 이르고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통해 처리된 사건 역시 연간 약 20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공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형사소송에 대한 심리적 부담"


문제는 피교육생 신분인 전공의들도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에 무방비하게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박 정책이사가 전공의 민사소송 판례를 분석한 결과, 소송은 정형외과·정신건강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산부인과 등 진료과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며 배상액이 현행 보장 기준인 3억원을 초과하는 사례도 있다. 


이에 ▲모든 전공의 보장 대상 확대 ▲위험도에 따른 요율 세분화, 5000만원~5억원 범위 한도 차등화, 10억원 규모 초과 배상 특약 ▲수련병원 지정 요건에 전공의 배상보험 의무 가입 명시 ▲형사 특약 ▲보험료에 대한 전공의 급여 공제 금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특히 형사 특약에 대해 “전공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형사소송에 대한 심리적 부담으로, 경찰 수사단계부터 변호사 선임 비용을 지원하고 전문가 법률 가이드를 제공해 초기부터 의료사고 안전망 내에서 보호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이 전공의 배상보험에 의무가입한 수련병원을 조사한 결과, 전체 60%에 불과했다.


미참여 병원은 국가보조금법상 이중지원 위반 우려, 진료과 간 형평성 문제, 기존 보험 대비 차별성 부재 등의 이유가 있었다. 가입이 자율이다 보니 경영적 관점에서 접근한 경우도 있었다. 


그는 “배상보험 책임 가입을 병원 자율에 맡기면 전공의들은 홀로 소송을 감당해야 한다”며 “재정이 열악한 병원의 수련생이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수련환경 평가 항목으로 실질 이행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피력했다. 


정부는 해당 제안에 공감했다. 신현두 보건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장은 “제도가 올해 처음 도입돼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내년에는 예산을 증액해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련병원 차원에서 책임보험 형식으로 안내하거나 수련병원·상급종합병원 지정 요건으로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인 필수의료과를 지원 대상으로 생각했는데 수련병원 전공의는 성형외과여도 필수의료를 할 수 있다”며 “그런 부분을 감안해 전체 과목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역의사제 실패 자명, 의학전문대학원 실패 사례 교훈 얻어야"


송보근 대전협 수련이사는 지역의사제의 부작용을 예견하면서 지역의사제는 보조적 수단일 뿐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송 수련이사는 “지역의사제 출신이 졸업하고 외국으로 가거나, 졸업 후 지역 미용 의원에 취직하거나, 재수·삼수·N수를 통해 비필수과에 지원하거나, 지역의사제 정원 자체가 미달이 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목표는 다양한 전공의 졸업자를 받아들여 의대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기초의학을 강화하는 것이었지만 결과는 필수의료 기피 심화 및 의사과학자 생태계 초토화, 미용 의원 부흥을 낳았다”고 일침했다. 


이에 그는 단편적인 의사인력 보충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지양하고, 지역거점병원을 지원할 때 제도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일례로 국립암센터를 대전 카이스트 옆으로 옮겨 국제적 연구중심병원으로 육성하는 방식이다. 


송 수련이사는 “지역의사제가 좋아 보이긴 해도 일반 입학전형 학생에 비해 페널티 같은 측면이 있는데 이공계처럼 대통령 장학금 등의 사례를 참고해 당근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웅식 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 서기관은 “지역의사 복무 내용은 있지만 한 분 한 분에 대한 배치 개념은 없다”며 “현재는 강제보다는 매칭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의무 복무기간만 채우고 매몰 비용을 감수하고 이탈하겠다는 사례가 있으면 제도가 절반만 성공하는 것이다. 복무 이후 다양한 지원에 대해 하위법령 내용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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