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응급의료·필수의료 분야 '사법 리스크' 여전
올해 사법부는 응급의료 현장에서의 '수용 의무'와 '절차적 정당성'을 어느 때보다 강조했다. 반면 '사망' 등 악결과에 대한 '형사적 책임'은 인과관계를 엄격히 따지는 경향을 보였다.
의료계는 사법리스크를 필수의료 몰락 주요인으로 지목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했다.
가장 주목할 판례는 울산 4세 아동 사망사건(울산지방법원 2023고단2543)이다. 법원은 편도수술 후 출혈로 심정지가 온 환아의 응급이송을 거부한 전공의와 진료기록을 허위 작성한 의료진에게 유죄(벌금형)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응급실에 여력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볼 자신이 없다'는 모호한 이유로 수용을 거부한 것은 정당한 사유가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그러나 핵심 쟁점이었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서는 의료진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진료기록 미기재나 전원 지시 지체 등의 과실이 사망과 직접 관계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는 '결과 책임'과 '절차 책임'을 분리한 중요한 선례로 남을 전망이다.
이러한 기조는 행정소송에서도 이어졌다. 서울행정법원(2023구합77047)은 대구에서 발생한 소위 '응급실 뺑뺑이' 사건 관련 시정명령 취소 소송에서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환자를 대면해 중증도를 분류하지 않고, 단지 정신과 병동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자살 시도 의심 환자의 수용을 거부한 것은 정당한 사유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이는 '정신과적 응급'보다 '신체적 외상 처치'가 우선돼야 함을 강조하며, 병원의 편의주의적 전원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반면 의료계는 "현실과 동떨어진 판결"이라며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한편, 의대 증원 반대 집단행동과 관련해 서울행정법원(2024구합65669)은 "국민 보건상의 중대한 위해 방지가 의료인 단체행동권보다 우선한다"며 복지부의 금지명령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공공복리'를 최우선 가치로 두는 사법부의 입장을 재확인시킨 판결이었다.
원고인 의협 임원들은 "정부가 2020년 9.4. 의정합의를 어기고 금지 명령을 내린 것은 신뢰보호원칙 위반"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또 집단행동 교사 금지명령이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결사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국민 보건상의 중대한 위해를 방지할 공익적 필요성이 의료인 단체행동권보다 압도적으로 크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의료계 주장을 반박했다. 2020년 합의 준수 여부는 정책의 타당성 문제일 뿐 국민 생명과 직결된 집단행동 금지 명령을 막을 '정당한 신뢰'가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전공의 이탈과 관해서도 “의협 임원들이 궐기대회 등에서 투쟁을 독려한 후 전공의 사직서 제출이 본격화된 점을 고려할 때 전공의 집단행동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시했다.
즉, 해당 사건 명령은 진료 거부나 휴진 등 '국민 보건에 위해를 가하는 행동'을 금지하는 것이지, 정책 반대의견 표명 자체를 막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아울러 상급종합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이들의 집단 이탈을 방지하는 것은 국가의 긴급한 책무라고 부연했다.
해당 판결은 향후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추진에 있어 '공공복리'가 직역의 이익이나 과거의 합의보다 우선한다는 강력한 사법적 근거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분석이다.
진료기록에 엇갈린 명암…"꼼꼼하면 면책, 부실하면 16억"
민사 영역에서는 '진료기록(Charting)'과 '매뉴얼 준수' 여부가 천문학적 배상액을 피하는 방패임이 증명됐다.
서울서부지방법원(2023가합36056)은 약물 과다복용 후 응급실 내원 4시간 만에 심정지로 사망한 환자의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병원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의료진이 30분~1시간 간격으로 활력징후를 기록했고, 심정지 발견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며 "모니터 알람을 즉시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경과 관찰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촘촘한 간호기록이 의료진을 구한 결정적 증거가 된 셈이다.
서울북부지방법원(2023가단161362) 역시 무릎 인공관절 수술 후 심정지로 사망한 환자 사건에서 "투여 용량이 적정 범위였고, 활력 징후를 주기적으로 측정한 기록이 있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반면, 울산지방법원(2024가합12435)은 신생아에게 수유 후 30분 만에 정맥주사를 놓아 뇌손상을 유발한 사건에서 병원 측에 약 16억원의 배상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수유 후 충분한 시간을 둬야 하는 지침을 어겼고,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상급병원 전원을 1시간 30분이나 지체했다"며 전원 의무 위반에 대해 책임을 물었다.
이는 기록 부실과 골든타임 미준수가 경영상 치명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탈모약 도매상 구매는 사적 영역…행정처분 남용 제동"
행정처분 소송에서는 행정청의 기계적인 처분에 제동을 걸고, 의료인의 권리를 구제하는 판결이 잇따랐다. 특히 의약품 취급과 관련된 '사적 영역'을 인정한 점이 눈에 띈다.
서울행정법원(2024구합88792)은 치과의사가 의약품 도매상으로부터 탈모치료제를 구매했다는 이유로 받은 면허정지 처분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치과의사가 진료 목적 외에 개인적 필요 등으로 의약품을 구매한 행위를 의료법 위반으로 확대 해석해 면허를 정지하는 것은 재량권 일탈이라고 봤다.
이어 서울행정법원(2024구합87898) 역시 치과의사가 탈모약을 처방·복용한 사건에서 "자기 신체에 대한 의료행위는 타인의 보건위생에 위험을 주지 않는 사적 영역"이라며 처분을 취소했다.
단순 실수에 대한 구제 판결도 있었다.
서울행정법원(2024구합91118)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중 실수로 주사기를 재사용한 의사에 대해 "단순 부주의나 과실은 의료법상 면허정지 사유인 '비도덕적 진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처분을 취소했다.
'고의성' 없는 실수까지 비윤리적 행위로 몰아가는 행정편의주의에 제동을 건 것이다.
또 서울행정법원(2024구합58159)은 치료 경험담 광고로 이미 과징금을 낸 치과의원에 대해 행정청이 추가 위반 사실을 들어 2차 과징금을 부과한 사건에서 원고 편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행정청이 위반 행위 전모를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나눠 처분하는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이라며 병원 측 승소 판결을 내렸다.
개원가 명칭 규제와 관련해서도 전향적인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2025구합53435)은 일반의가 의원 명칭에 신체 부위(얼굴)를 사용해 처분을 받은 사건에서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신체 부위명 사용은 가능하다"며 규제를 완화했다.
다만 불법 의료광고에 대해서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다. 서울행정법원(2024구합74779)은 모발이식 의원이 페이스북 등에 심의받지 않은 영상을 게시해 경고 처분을 받은 사건에 대해 관청의 손을 들어줬다.
랜딩 페이지로 연결되는 영상은 의료광고에 해당하며, SNS 이용자 수를 고려할 때 사전 심의 대상에 해당한다는 판결이었다.
의료행위 경계 재설정 "문신은 비의료행위"
2025년은 '의료행위' 경계가 재설정된 해이기도 하다. 법원은 비침습적이거나 사적 영역에 속하는 행위에 대해 전향적인 해석을 내놓았다.
서울남부지방법원(2025노1332)은 비의료인 문신시술에 대해 "사회 통념상 더 이상 의료행위로 보기 어렵고, 위험 통제가 가능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의료 면허의 배타적 권리를 축소 해석한 획기적인 판결로 평가된다.
환자 권리 구제 측면에서는 서울행정법원(2024구합88921)의 판결이 주목받았다.
법원은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가해 의사 사망 후 유족의 상속 한정승인을 이유로 대불금 지급을 거부한 사건에서 환자의 편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한정승인은 책임 범위의 제한일 뿐 채무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게 아니다"라며 "미지급된 배상금을 대불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26년, 법률적 방어 능력이 '병원 생존' 핵심
종합해보면 2026년 의료계는 '임상적 최선'만큼이나 '법적 방어'가 중요한 화두가 될 전망이다.
먼저 응급실 '수용 불가' 사유의 객관화가 필수적이다. 법원은 '자신 없다', '병동이 없다'는 주관적 사유로 환자를 거부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
수용 능력 부족을 입증할 객관적 데이터와 전원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면 형사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또 기록의 중요성도 재차 입증됐다. 서울서부지법 판결과 울산 사건의 대조적인 결과는 '기록'의 힘을 보여준다. 2026년 병원 경영의 제1원칙은 '방어적 기록 작성'이 될 수 밖에 없다.
행정처분에 대한 적극 대응의 중요성도 핵심 사안이다. 고의성 없는 실수, 도매상 의약품 구매, 이중 과징금 등 과도한 행정 처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통해 구제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에 의료소송의 일상화 시대, 이제 법률적 리스크 관리 능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이 됐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과거에는 의료 행위의 재량을 폭넓게 인정했다면, 최근 법원은 구체적인 프로토콜 준수 여부와 전원 의무이행 여부를 매우 엄격하게 따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2026년에는 고액 배상 판결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어적 진료보다는 철저한 기록 작성과 신속한 전원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

' '
' ' ' ' . '' ' ' .
.
4 ( 20232543). () .
" ' ' " .
'' , .
' ' ' ' .
. (202377047) ' ' .
" , " .
' ' ' ' , . " " .
, (202465669) " " .
'' .
" 2020 9.4. " .
.
" " .
. 2020 ' ' .
.
, ' ' , .
.
'' .
" , 16"
'(Charting)' ' ' .
(202336056) 4 .
" 30~1 , " " " . .
(2023161362) " , " .
, (202412435) 30 16 .
" , 1 30 " .
" "
, . ' ' .
(202488792) .
.
(202487898) " " .
.
(202491118) 19 " ' ' " .
'' .
(202458159) 2 .
" " .
. (202553435) () " " .
. (202474779) .
, SNS .
" "
2025 '' . .
(20251332) " , " . .
(202488921) .
.
" " " " .
2026, ' '
2026 ' ' ' ' .
' ' . ' ', ' ' .
.
. '' . 2026 1 ' ' .
. , , .
, .
" , " .
"2026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