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허용·확대…금년 의료환경 바꿀 '법안' 촉각
의료계 강력 반발 속 '성분명 처방·한의사 엑스레이·의료기사 단독행위' 등 주목
2026.01.07 10:19 댓글쓰기

2024년 초부터 2025년 중반까지 이어진 의정갈등 끝에 병오년(丙午年) 새해가 밝았다. 정부는 의료대란 종식을 선언했지만 의료환경 변화를 예고한 법안들이 줄줄이 입법 단계에 접어들어 올해도 만만찮은 긴장감이 감도는 상황이다. 특히 의료계가 '의료 악법'으로 규정하고 대응 중인 성분명 처방 의무화법, 한의사 엑스레이 기기 허용법 등을 비롯해 수년간 현장과 법(法) 사이 괴리가 있던 사안을 현실화하는 법안도 심사를 거칠 전망이다. 데일리메디가 올해 본격적인 심사를 앞둔 주요 법안을 정리했다. [편집자주]


성분명 처방·한의사 엑스레이·의료기사 독자 업무 등 첨예한 '직역갈등' 예고


장종태 의원, 서영석 의원, 남인순 의원 

보건의료계 직역갈등을 부르는 법안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은 지난해 9월 '약사법',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는 현행법에서 처방전에 의약품 일반명칭(상품명)을 기재토록 하는 것의 예외로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한해 성분명 처방을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성분명 처방을 하지 않을 시 형사처벌하는 내용까지 담겨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회관에 '의사가 처방한 맞춤약 대신 약사가 바꾼 약을 드시겠습니까'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고 궐기대회 명목에 이를 포함시키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복지위 전문위원실과 보건복지부는 "과도하고, 지나친 범죄화는 신중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이 법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복지위 전체회의에 상정됐지만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 심사는 시작되지 않았다. 


2022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한의사 초음파 기기 사용 사건이 의료법 위반이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 이후 논란은 어느새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인 엑스레이로 번졌다. 


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지난해 10월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하고 현재 포함돼 있지 않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책임자에 한의사와 한의원·한방병원을 포함하는 게 골자다.


즉 한방병원, 한의원도 개설자가 의료인이면 엑스레이 기기를 설치하는 게 합법화되는 것이다.    


의협은 이를 악법으로 규정할 뿐 아니라 한의사 대상 연수강좌 및 한의대 출강 금지 협조 요청 공문을 산하단체에 발송하며 응수했다.


의협은 국회 전문위원실이 내놓은 분석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했고 한의계는 환자 의료선택권을 내세우며 맞서고 있어 직역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이 개정안 역시 법안소위 심사를 앞두고 있다. 


의사와 한의사 외에도 또 다른 직역갈등을 부르고 있는 법안도 있다.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으로, 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이 지난해 10월 공동 대표발의했다.


이는 의료기사 정의인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지도' 아래 업무를 수행한다'는 규정에서 '처방·의뢰'에 따르는 경우도 추가하는 게 골자다.


정의는 이러하지만 실제는 의뢰, 처방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있어 현실에 맞게 법을 바꾼다는 취지다. 


의사단체와 의료기사단체는 충돌하고 있다. 의협 등은 "추후 의료기사가 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하도록 업무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 중이다.


반면 대한의료기사단체총연합회는 "수요자인 노인, 장애인, 환자의 현실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며 지지하고 있다. 


복지위 전문위원실은 "의료기사 업무가 의사 지도가 아닌 처방 또는 의뢰에 따라 독자적으로 수행해도 될 만큼 위험성이 없는지 검토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놨다. 이 개정안도 법안소위에 오르지 않았다. 


의정갈등 상흔, 의사 파업 금지···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 목전 


이수진 의원, 김민전 의원, 김윤 의원 

1년 6개월 의정갈등 상흔 속에 환자들이 요구한 이른바 '필수의료공백 방지법'이 등장했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지난해 10월 '의료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하고 의사들의 단체행동도 법 테두리 안에서 관리 가능토록 규정했다. 


구체적으로 응급의료, 중환자 치료, 분만, 수술 등을 '필수유지 의료행위'로 정의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정지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단체행동을 하려는 경우 근무계획을 정해 소속 의료기관장 및 복지부 장관에게 통보해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아도 3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 


의협은 "의료인 단체행동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은 헌법상 단결권·단체행동권·집회의 자유·행동자유권 침해"라며 "이미 의료법에 업무개시명령이 명시된 상황에서 중복적인 규제를 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법안소위에 회부돼 있다. 


보건복지부의 오랜 계획이자 현 정부 국정과제인 국립대병원 이관법은 마침내 국회 최종 통과를 목전에 두고 있다.


김민전, 장종태, 강선우, 김윤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국립대병원 설치법', '국립대치과병원 설치법' 일부개정안이다. 


서울대병원을 제외한 국립대병원을 복지부 소관으로 변경하는 게 골자다.


지역의료체계 강화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에서 지역·필수의료 중추 기관인 국립대병원 역할 강화와 이를 뒷받침할 연구·교육의 획기적인 발전방안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다만 앞서 교수 사회 등 의료계가 우려한 대로 병원의 자율성이 저하될 점을 감안, 목적 조항에 국립대병원 자율성을 고려토록 명시했다.


시민사회와 환자단체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찬성하고 있지만 국립대병원들은 "교수진 80%가 반대하는 정책을 강행해야 하는가"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이 법안은 지난해 12월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해묵은 사안···임신중지 합법화·자율징계권·행위별수가 개편  


박주민 의원, 김예지 의원, 한지아 의원, 김선민 의원

또 다른 해묵은 사안도 올해 국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201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결 후 입법 공백 상태였던 임신중지를 합법 테두리 안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한계허용 주수, 보험급여 적용 여부를 두고 쟁점이 형성될 전망이다. 


지난해 7월 민주당 남인순·이수진 의원,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조배숙 의원에 이어 박주민 의원도 지난해 12월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통적으로 임신중지를 허용하고, 남인순 의원안과 이수진 의원안은 수술뿐 아니라 약물에 의한 방법을 허용하고, 보험급여를 적용한다. 


조배숙 의원안은 허용한계 대상을 '임신 22주 이내'로 한정했다. 조 의원은 형법 개정안을 함께 발의하면서 임신 10주 이상 여성의 낙태만 처벌하도록 했다.


박주민 의원안은 의료인 설명 의무를 명시하고 위반하면 형벌이 아니라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규정을 변경, 형벌 중심 규제에서 보건의료관리체계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직 소관 상임위원회 전체회의 상정을 앞둔 박주민 의원안을 제외한 개정안들은 모두 소위원회 심사가 시작되지 않았다. 


의료계가 오랫동안 요구해 온 자율징계권도 도입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2월 의료인 단체의 자율징계권을 법률에 명시하고 그 결과를 국가 면허 관리 체계와 연계토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상 자율징계권이 없다 보니 대한의사협회(의협) 중앙윤리위원회 등이 의료윤리 위반이나 비윤리적 진료행위에 대해 징계를 결정해도 그 효력은 단체 내부 규율에 그치는 한계가 있었다.


실제 의협 중앙윤리위원회가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비윤리 회원 징계를 하지만 그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는 복지부에 해당 회원에 대한 행정처분 '의뢰'만 할 수 있었다.

 

일부 의료인이 일탈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의료인 면허를 제재하는 법안이 발의될 때마다 대안으로 자율징계권 부여를 요구한 의료계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직역단체에 자율징계권이 부여될 시 내부 정치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한 '모든 의료인 직역단체에 자율징계권을 부여할지에 대한 현실적 문제도 있다'는 게 복지부 측이 앞서 내놓은 의견이다. 


의료체계 문제를 다룰 때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현행 '행위별수가제'를 손봐 공공기여도에 따라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하거나 요양급여비용을 차등 지급하는 법안 논의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 출신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이 각각 지난해 9월 대표발의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이다. 


한지아 의원안은 의료기관별로 공공정책수가를 지급할 수 있도록 명시하는 게 골자다. '보완형'은 행위 등 항목별 요양급여비용에 대해 가감지급하고, '대안형'은 요양기관별 요양급여비용에 대한 가감지급 등으로 규정했다.


김선민 의원안은 건강보험이 행위별수가 외 의료 공급·이용체계 개선 및 의료 질(質) 향상 등을 목적으로 요양급여비용을 차등지급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의협은 취지에는 찬성하지만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출했다.


우선 한지아 의원안에 대해서는 정책 유지가 가능할지 근본적인 의문을 표했고, 김선민 의원안에 대해서는 대안적 지불제도를 급격히 시행하면 의료제도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개정안들은 지난해 11월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심사됐지만 계류됐다. 


가짜 의료인 광고 원천금지···'닥터나우 방지법' 통과 목전 


이주영 의원, 김남희 의원, 김윤 의원 

기술 발전과 소비자가 의료를 접하는 환경이 급격히 변하면서 이를 규제하려는 법안도 다뤄진다. 


지난해 12월 의사 출신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식품표시광고법', '약사법', '화장품법', '의료기기법' 일부개정안 등 '인공지능(AI) 가짜 전문가 광고 차단 세트법'을 발의했다.


AI로 생성한 의사·치과의사·한의사·수의사 또는 그 밖의 자가 특정 제품의 성능·효능·효과를 보증·추천·공인하는 내용의 광고를 전면 금지하는 게 골자다. 


같은 달 민주당 김남희 의원도 같은 취지의 '약사법', '식품표시광고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AI로 생성된 결과물을 기존 법률상 부당한 광고에 명확히 포함되도록 입법적으로 보완해 가짜 의사, 약사 등 전문가를 내세운 허위·과장 광고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다. 


'닥터나우 방지법'으로 불리는 약사법 개정안은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는 민주당 김윤 의원이 2024년 11월 대표발의한 것으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의약품 도매상을 운영하는 것을 원천차단하는 것이다. 


김윤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 시행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기간 동안 플랫폼의 불법적 운영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며 수십 년간 법으로 금지한 담합, 리베이트 등의 사각지대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단체·복지위 의원들과 본회의 통과를 촉구했지만, 산업계와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은 "제2 타다 금지법으로 문제 가능성만으로 규제하는 법"이라고 반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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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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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적산 01.07 10:29
    행정부 고위 관료나 법원의 판사들이 치매에 걸리지 않았다면 한의사들이 X-선을 사용하게 하는데 손을 들어줄 수는 없는 것이 인간의 정도다.

    돈 갖다 주면 뭐든지 하는 국회의원들, 좀 물어보자. 양심을 갖고 대답 좀 해 다고. 너 자신과 부모 자식도 방사선 촬영할 일 있으면 한의원 보내냐? 안 보내든지 아니면 주저주저할 것이다. 왜냐. 너도 사람이니까. 그런데 어떻게 국민들은 그런 험악한 곳으로 내 몰아대냐?

    시골 길에서 승용차가 논두렁으로 추락했는데 사람 살려 달라고 소리를 쳐서 농부가 뛰어가 보니 차 밑에 깔린 물건은 그 지역 국회의원이고 사람은 안 보여서 '내가 헛소리를 들었나' 하고 돌아서 왔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