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에 불합격한 응시생이 채점 기준 공개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채점 항목 내용과 구성이 공개될 경우 실기시험 공정성과 변별력이 훼손돼 시험 제도 자체의 존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양순주)는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에 불합격한 응시생 A씨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에서 총점과 통과 문제 수 기준 합격선을 모두 넘지 못해 불합격했다.
그는 자신이 통과하지 못한 문제들에 대해 평가 요소와 채점 척도, 단계별 점수, 합격선과 불합격 기준 점수 등 채점 기준의 공개를 국시원에 청구했으나 거부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시험이 이미 종료된 만큼 채점 기준을 공개하더라도 국시원의 업무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실기시험 운영 방식과 평가 구조를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문제은행 방식에서 채점항목의 내용과 구성이 공개되는 경우 응시자들은 전반적인 능력 향상을 도모하기보다는 공개된 항목만을 기준으로 준비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실기시험을 통해 온전한 능력을 측정하는 데 상당한 지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실기 채점항목 내용과 구성을 공개하면서 동시에 변별력을 유지하려면 매년 항목을 변경하거나 구성을 달리할 필요가 있는데, 시험에 출제할 수 있는 임상표현과 기본진료술기가 정해져 있어 문제별 평가 내용과 방법을 변경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실기 채점항목은 과목 특성상 어느 정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데 내용과 구성을 공개할 경우 정합성을 둘러싼 시시비비에 휘말리는 상황이 초래될 우려가 높다”며 “평가업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해 궁극적으로 실기시험 존립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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