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최초 CAR-T 치료제가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세포유전자치료제 산업이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다. 국산 치료제 등장으로 치료 선택지 확대와 시장 구조 변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건강보험 등재와 성과 기반 지불 구조, 생산 역량 등 현실적인 과제도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4월 29일 큐로셀 CAR-T 치료제 ‘림카토(RIMQARTO, 안발캅타젠오토류셀)’를 허가했다. 림카토는 국내 개발 신약 42호로 국내 기업이 CAR-T 치료제를 상용화한 첫 사례다.
CAR-T 치료제는 환자 면역세포를 유전적으로 조작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개인 맞춤형 자가 세포치료제다.
림카토는 두 가지 이상 전신 치료 이후 재발·불응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및 원발성 종격동 거대 B세포 림프종(PMBCL)을 적응증으로 허가받았다.
림카토는 큐로셀이 개발한 ‘OVIS(Overcome Immune Suppression)’ 기술을 적용한 CD19 CAR-T 치료제로 종양 미세환경에서의 면역억제 신호를 제어, T세포 탈진을 완화하고 항암 효과 지속성을 높이도록 설계됐다.
임상 2상에서는 객관적 반응률(ORR) 75.3%, 완전관해율(CR) 67.1%를 기록했고, 중증 CRS 10%, 중증 신경독성(ICANS) 5% 수준으로 안전성을 확인했다.
식약처는 3상 임상 대신 허가 후 장기추적조사와 위해성 관리계획을 조건으로 정식 허가를 부여했다.
이번 허가는 노바티스, 길리어드 사이언스 중심의 수입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국내 생산·공급 기반이 처음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치료 접근성과 가격 구조 측면에서 변화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업화 본격화…수억원대 고가 의약품, 건강보험 등재 여부 관건
다만 상업화 단계에서는 복합적인 과제가 존재한다. CAR-T 치료제는 수억원대 고가 의약품으로 건강보험 등재 여부가 시장 형성을 좌우한다. 큐로셀 역시 보험 등재 절차가 남아 있다.
문제는 단순 급여 적용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CAR-T는 효과에 따라 비용을 조정하는 위험분담제(RSA)나 성과 기반 지불 구조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치료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제약사가 일정 비용을 환급하는 방식으로, 실제 매출이 조건에 따라 조정되는 구조다.
이 같은 구조는 고가 치료제에서 불가피하게 도입되는 방식으로, 환자별 반응 편차가 큰 CAR-T 치료제 특성과도 맞물려 있다.
큐로셀은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참여와 임상 데이터 기반 효과 입증을 통해 급여 진입 속도를 높이고, 성과 평가 조건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CAR-T 치료제는 환자 맞춤형 생산 방식으로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대량 생산이 어려운 특성을 갖는다. 다만 큐로셀은 상업화를 위한 생산 기반은 이미 확보한 상태다.
회사 측은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상업화 초기 공급이 가능하도록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주요 대학병원과의 협업을 통해 실제 치료 적용이 가능한 의료기관 네트워크도 구축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CAR-T 치료는 단순 의약품 공급이 아니라 환자 세포 채취, 제조 연계, 투여 및 부작용 관리까지 포함된 통합 치료 프로세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병원과의 협력 체계가 곧 상업화 기반으로 작용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초기 공급 자체는 가능하더라도 환자 수가 증가할 경우 생산 처리 속도와 운영 효율성이 향후 성장 속도를 좌우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CAR-T 시장은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단순 허가 여부보다 임상 데이터와 치료 경험이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신규 진입 제품은 반응률, 완전관해 지속 기간, 안전성 등에서 차별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부담이 존재한다.
큐로셀은 OVIS 기술 기반의 지속성 강화와 임상 데이터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전략이다.
CAR-T 산업 확장 국면…글로벌 개발 경쟁 본격화
한편 글로벌 CAR-T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CAR-T 임상시험은 1908건 규모로, 이 중 상당수가 진행 또는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중단·종료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효능과 안전성, 임상 수행 과정에서의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미국이 전체 임상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한국은 13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CAR-T 치료제가 여전히 기술적 난이도와 개발 리스크가 높은 분야임을 보여준다.
또한 현재 CAR-T 치료는 혈액암 중심으로 성과를 내고 있으나, 고형암에서는 종양 미세환경과 표적 문제로 개발 난도가 높은 상황이다.
이처럼 기술 개발과 상업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산업 특성상, 치료 효과와 적용 범위 확대 여부에 따라 시장 구조가 빠르게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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