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가 글로벌 시장에서 뒤처지는 원인이 ‘데이터 활용’의 제도적 한계 때문이라는 진단과 함께 이를 개선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법안에 사망자 데이터를 포함한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근거와 데이터 표준화 방안이 반드시 담겨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6월 30일 주최한 ‘디지털 헬스케어 진흥 및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관련 입법 방향’ 세미나 발제자로 나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박대웅 수석연구원은 디지털 헬스케어 활성화 방일을 제시했다.
그는 우선 “우리나라는 단일 건강보험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 의료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EMR 보급률 95% 등 우수한 ICT 역량과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의료AI 인허가 건수도 강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보건의료기술에 ICT 영역이 혼합되면서 개인정보보호법 등 새로운 규제 이슈들이 발생했고 이로 인한 데이터 활용 제한이 해결되지 못한 채 오랜기간 지속되고 있다.
이에 박 연구원은 법률간 적용 관계 불명확, 보건의료데이터 활용의 법적 근거 미비, 분산된 법체계, 가이드라인 한계 등을 이유로 들면서 “특별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사망자 보건의료정보데이터는 질병 경과와 완결 정보를 모두 포함해 연구에 굉장히 중요한데 현재 법적 공백에 있다”고 지적했다.
살아있는 개인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 대상이 아니며 의료법상에는 활용이 제한되고 생명윤리법상으로도 심의 문제가 남아 활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말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이 개정하면서 참고 사항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가이드라인이 개인정보보호법에 기반하면서 법적 근거가 미약한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의료·연구 데이터 활용 특례를 포함할 수 있는 보건의료정보 특별법에 담는 것이 이제 가장 적합하다”고 제언했다.
병원마다 다른 표준·심사가 ‘허들’…“‘데이터 표준화’ 선행돼야”
HL7Korea 도형호 운영위원장도 데이터 수집에서 소요되는 행정적 시간 낭비로 선진국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도 위원장은 “국내 기업은 데이터 확보, 정제 단계에서만 최대 수년의 시간을 소진한다”며 “제품 개발 전체가 지연되는 사이 선진국 제품이 앞서나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데이터 표준화 필요성에 대한 부분을 강조했다.
그는 “병원에 따라 사용하는 코드 및 단위, 구조가 달라 병원이 늘어날수록 매핑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며 “데이터를 활용하려면 결국 다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부분은 데이터 품질과도 직결된다.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공통된 포맷을 통한 데이터 품질을 중요시하는 추세다.
종합 토론에 나선 의료계와 산업계 전문가들도 현장 애로사항을 쏟아내며 개편을 촉구했다.
고대구로병원 우옥희 교수는 “병원에서도 정형 데이터는 표준화가 시급하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EMR도 기계, 병원마다 표준화가 다르다. 표준화 작업이 우리나라 데이터 활용에 있어 선행돼야 할 문제”라고 짚었다.
JLK 류위선 최고의학책임자는 “데이터심의위원회는 병원마다 다른 데이터 보안 기준 탓에 DRB, IRB 심의를 모두 거쳐야 한다”며 “데이터와 관련된 거버넌스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지훈 딥노이드 연구소장 역시 “모델 개발을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며 병원 간 IRB 계약 등 단계에서 지원되는 부분이 있지만 여전히 허들로서 많이 작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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