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병원 NICU 폐쇄 논란 핵심은 ‘인력난’
주 90시간 근무·장시간 당직 등 과부하…소수 전문인력 의존 한계 직면
2026.07.01 10:38 댓글쓰기



전북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NICU) 운영 중단 우려가 커지면서 지역 고위험 신생아 진료체계 취약성이 다시금 파장을 확산시키고 있다. 


병원 측은 담당 교수 사직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진료 공백 없이 운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지역 NICU가 소수 전문인력의 장시간 노동에 의존해 유지돼 온 현실이 드러난 사례로 보고 있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진규 교수는 지난 28일 열린 분만 인프라 관련 정책포럼에서 과중한 업무 부담을 호소하며 병원을 떠날 입장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전북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고위험 신생아 진료를 담당해 온 신생아분과 전문의로, 그동안 호남권 고위험 산모·신생아 진료체계 핵심 인력으로 꼽혀 왔다.


김 교수 발언 이후 전북대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이 7월부터 운영을 중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의료계에서는 김 교수가 최근까지 주당 약 90시간 근무와 장시간 연속 당직을 감당해 왔다는 점을 들어 특정 개인에게 의존해 온 지역 신생아 중환자 진료체계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전북대병원은 운영 중단설에 선을 그었다.


병원 측은 김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아니며 7월 초 휴가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교수 외에도 입원전담전문의 2명이 진료를 분담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명은 신생아중환자 세부전문의 자격을 갖추고 있어 진료체계는 유지된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신생아중환자실 진료가 단순 당직 대체만으로 유지되기 어려운 영역이기 때문이다. 


미숙아와 초극소 저체중아, 중증 신생아 진료는 장기간 집중관찰과 즉각 대응이 필요하고,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마취통증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한 명의 전문의 이탈이 곧바로 권역 진료체계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도 이번 사안을 호남권 신생아 의료공백 문제로 규정했다. 의사회는 이번 사태가 “한 병원의 처우 문제가 아닌 전국적·구조적 인력 공백 결과”라며 “호남권 신생아 의료공백, 풍선효과로 인한 수도권 거점의 추가 붕괴, 그리고 전국 분만 인프라의 도미노 붕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같은 날 신생아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하며 전담인력 지표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평가 결과 신생아중환자실 전담전문의 1인당 병상 수는 1차 평가 당시 14.91병상에서 4차 평가 6.77병상으로 줄었다. 비수도권에서도 전담인력 확보 수준이 높아져 지역 간 격차가 완화됐다는 설명도 나왔다.


그러나 전북대병원 사례는 평균 지표 개선만으로 지역 필수의료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역 대학병원 A 교수는 “평가 지표상 전담인력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더라도 24시간 중증 신생아를 책임질 숙련 전문의가 충분한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지역에서는 한 두명 이탈이 곧바로 병상 축소나 전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NICU 인력난이 단기간 채용으로 해결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신생아중환자 진료는 낮은 보상과 높은 의료분쟁 부담, 장시간 당직, 높은 중증도라는 특성이 겹쳐 젊은 의사들이 기피하는 분야로 꼽힌다. 


특히 지역에서는 수도권보다 전문의 채용이 더 어렵고, 기존 인력 이탈이 곧바로 병상 축소나 전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A 교수는 “이번 논란은 한 대학병원 교수 거취 문제가 아니라 지역 신생아중환자실 운영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라며 “병원별 인력 충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당직 부담과 의료분쟁 위험을 줄이는 구조적 대책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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