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조정법 설명의무 ‘위헌·실효성’ 논란 예고
“하위법령 백지 위임 죄형법정주의 위배, 7일 내 설명 기한도 비현실적” 제기
2026.07.26 19:28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내년 5월 시행을 앞둔 개정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의료분쟁조정법)’을 두고 법조계와 학계 안팎에서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료사고 형사특례 적용 핵심 전제조건인 ‘의료사고 설명의무’가 명확성 원칙을 위반해서 위헌 소지가 있으며, 실무적으로도 7일이라는 짧은 기한 탓에 제도가 형해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백경희·장연화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화여자대학교 법학논집에 게재한 ‘개정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조정 등에 관한 법률상 의료사고 형사특례조항에 관한 소고’ 논문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2026년 5월 개정돼 2027년 5월 시행 예정인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은 의료진 과실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상죄에 대해 조정 성립 시 반의사불벌 특례를 부여하고, 고위험 필수의료행위로 인한 의료사고는 형을 감면하거나 공소제기를 제한토록 규정했다. 


단, 형사특례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책임보험 가입과 함께 ‘의료사고 설명의무’를 반드시 이행토록 명시했다.


이는 종래 논의됐던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이 책임보험 가입만으로 일괄적인 불처벌 특례를 부여해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보완하기 위해 환자와 의료진 간 소통을 의무화한 조치다.


처벌 직결 소추조건, 복지부령 ‘백지 위임’…위헌 소지 다분


연구진은 이번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로 의료진 형 감면 및 불기소 처분을 결정짓는 법적 전제이자 처벌 여부와 직결되는 소추조건을 하위법령에 포괄적으로 위임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개정법은 설명의무 발생 시기 및 내용, 방식 등 구체적 구성요건을 대통령령이 아닌 ‘보건복지부령’으로 전면 위임해 정하도록 규정했다.


소추조건이나 형의 감면 사유는 형벌과 직결되므로 법률로 명확히 규정해야 함에도 이를 하위법령에 전면 위임한 것은 죄형법정주의 명확성 원칙과 헌법상 포괄위임 입법금지 원칙을 위반한 ‘백지 위임’에 해당돼 위헌 소지가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사고 인지 후 7일 내 설명’…의료현장 특수성 간과


의료현장 특수성을 간과한 규정이라는 실무적 한계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개정법은 사망이나 중대 장애 등 의료사고 발생 시 ‘사고 사실을 안 날부터 7일 이내’에 경위와 사후조치 등을 설명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진에 따르면 의료사고 원인과 인과관계 규명이 난해하다는 특수성을 고려할 때 단 7일만에 이를 파악, 명확히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이처럼 획일적이고 짧은 기한은 의료진에게 불확실한 원인 설명을 강요하거나, 제도를 단순한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제도를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호의 ‘오픈 디스클로저 프레임워크’ 역시 유해 사건 감지부터 사후관리, 문서화까지 7단계 절차를 규정해 점진적이고 체계적인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백경희 교수는 “우리보다 먼저 의료사고 설명 제도를 도입한 대만은 사고 발생 익일부터 5영업일 이내 설명토록 규정하면서도 그 범위를 ‘현 단계에서 파악할 수 있는 관련 정보’로 한정해 유연성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현행 개정법에 담긴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설명의무 등 세부적 보완을 제안했다. 


그는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상 형사특례조항의 구체적 내용을 보건복지부령에 포괄위임한 위헌적 요소를 해결하기 위해 법률 차원에서 설명의무와 관련한 세부적 내용을 규정하는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의료사고 설명의무와 관련해 7일 이내 설명을 하는 부분이 실효성 있게 작동되기 위해서는 대만이나 호주 사례처럼 초기 설명 범위를 현실화하고 이에 따른 구체적인 하위법령이나 가이드라인 정립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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