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사무장병원, 환수금 내도 부가세 부과”
“요양급여 반환해도 과세표준서 제외 불가, 세금 부과 가능 기간 7년”
2026.07.25 06:28 댓글쓰기

비의료인이 운영한 사무장병원이 부당하게 받은 요양급여비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실제로 돌려줬더라도 당초 진료수입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는 줄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공단의 요양급여 환수는 이미 이뤄진 진료 거래를 취소하거나 진료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별도로 부과되는 제재처분이라는 취지다.


대법원 제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 16일 의료법인 A재단이 대전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부과처분 등 취소소송에서 원고와 세무서장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비의료인 B씨는 2008년 6월 A재단 명의로 개설된 충남지역 요양병원의 운영권을 넘겨받은 뒤 자신이나 처남을 재단 이사장으로 내세워 2017년 11월까지 병원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다.


B씨는 의사를 고용해 환자를 진료하게 했고, 병원은 공단으로부터 113차례에 걸쳐 총 136억5022만원의 요양급여비를 지급받았다.


공단은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을 금지한 의료법을 위반했다며 A재단과 B씨에게 부당이득징수처분을 내렸다. 이후 환수액은 재단 66억5215만원, B씨 68억4592만원으로 각각 조정됐다.


이후 대전지방국세청은 2021년 세무조사를 벌여 사무장병원에서 이뤄진 진료는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A재단이 2011년부터 2018년까지 부가세 32억9223만원을 내지 않았다는 과세자료를 대전세무서에 통보했고, 세무서는 이를 토대로 부가세를 부과했다.


공단의 환수와 세무당국의 과세는 별도 절차로 진행됐다. 공단은 이후 2024년 내부 기준을 개정해 환수액을 A재단 66억5215만원, B씨 68억4592만원으로 각각 줄였다.


이에 A재단은 공단이 환수하기로 한 요양급여비까지 부가세 과세표준에 포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재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먼저 사무장병원에서 이뤄진 진료는 부가세 면제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의료법인 명의로 병원을 열고 면허를 가진 의사가 환자를 진료했더라도, 비의료인이 병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의사를 고용했다면 적법한 의료용역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사를 고용해 제공하는 의료보건 용역은 부가세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공단의 요양급여 환수와 부가세 부과도 별개의 책임으로 봤다.


재판부는 환수처분에 대해 “당초의 의료보건 용역 공급 거래 이후에 별도로 이뤄지는 제재처분”이라며 “해당 부당이득징수금이 실제로 납부됐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환수금을 내더라도 이미 이뤄진 진료가 취소되거나 진료비가 줄어든 것은 아니므로 당초 받은 요양급여비를 부가세 과세표준에서 뺄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세금을 실질 운영자인 B씨가 아닌 A재단에 부과한 것 역시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B씨가 병원 수익을 빼돌렸다는 사정만으로 진료수입과 거래가 모두 B씨에게 귀속됐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다.


다만 세무당국이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기간을 10년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A재단이 부가세를 신고하지 않았지만 회계장부 조작이나 허위자료 작성 등 적극적인 부정행위까지 했다고 볼 수 없어 무신고에 적용되는 7년의 제척기간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기간이 지난 뒤 부과된 일부 부가세는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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