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 “의료분쟁조정법 재개정 필요”
“하위법 개정으로는 부족, 12대 중과실 가이드라인 법적 구속력 없어 한계”
2026.07.30 05:37 댓글쓰기

“의료분쟁조정법과 관련해 하위법령을 잘 만들면 법의 문제점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주장은 잘못됐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법률 재개정이 필요하다.”


대한의학회가 최근 의료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료분쟁조정법 하위법령 연구용역에 대해 하위법령 개정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의학회는 29일 산하 26개 전문과목학회 대표자들에게 ‘의료분쟁조정법 하위 법령 연구 용역 관련 대한의학회 안내문’을 발송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개했다. 


지난 2026년 5월 26일 개정돼 2027년 5월 27일부터 시행되는 의료분쟁조정법은 의료인에게 많은 의무를 강제하고 임상현장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가 하위 법령을 통해 미비점을 보완하고자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이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통해 대한의학회가 맡게 됐다.  


하위법령 만능주의 경계…“연구용역 의미 왜곡해선 안돼”


의학회는 안내문을 통해 하위법령 제정만으로 의료분쟁조정법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의학회는 “하위법령을 잘 만들면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며 이를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전달하는 것은 잘못된 설명이자 연구용역 의미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2026년 4월 20일 대한의학회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등 9개 필수의료 중심 학회와 긴급대표자 모임을 개최했다. 


당시 대표자들은 의료계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안이 통과될 경우 그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방관할 경우 임상현장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개정된 법에 독소조항 다수


개정된 의료분쟁조정법은 기소제한 특례를 얻기 위해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 해당, 7일 이내 의료사고 설명의무 이행, 사전 책임보험 가입, 12대 중과실 부재, 손해배상금 전액 지급 등 매우 복잡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특히 고위험 필수의료행위에 해당하면 당사자 신청에 의해 강제조정이 시작돼 필수의료 종사자들의 우려가 크다. 더욱이 12대 중과실은 형사책임과 무관한 설명의무를 중과실과 연계시켰으며, 경과실에 해당하는 내용까지 중과실로 정의하고 있다.


의학회는 “이러한 문제는 법률을 개정하지 않으면 해소될 수 없으며, 합리적 해석 지침을 제안하더라도 하위법령 정비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현재 의학회가 진행 중인 연구는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및 중대한 과실에 관한 연구와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제도 고위험 필수의료행위 도입 연구 두 가지다. 


고위험 필수의료 목록 제안은 대통령령 별표 목록에 포함돼 직접적인 법적 효력을 갖지만, 12대 중과실 심의 가이드라인이나 불가항력 보상 확대 방안은 하위법 규정이나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뚜렷한 한계를 지닌다는 설명이다. 


하위법령 보완 주체 복지부 협의체…“법률 재개정 논의 병행해야”


의학회는 하위법령 보완 작업의 주체는 보건복지부가 중심이 된 의료분쟁제도개선 협의체이며, 자신들은 연구용역만을 담당할 뿐 협의체 구성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바람직한 하위법령 제정을 위해서는 협의체에 참여한 의협과 병협 등 의료계 대표들을 통해 정책 제안을 지속해야 하며, 법률 재개정의 필요성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용역은 2026년 5월 15일 착수돼 오는 11월 30일 최종 보고서가 제출될 예정이다.


1차적으로 9개 필수의료 중심 학회가 직접 참여해 자료를 수집 중이며, 2차로 2026년 8월 중에는 대한의학회 산하 26개 학회로 대상을 확대해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 목록 및 중대한 과실 사례 등을 수집할 계획이다.  


의학회는 “추상적인 법적 개념을 현장 상황에 맞게 녹여내고 법령 모순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근거를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용역과업에 명시된 부분 외에 연구 결과물로 하위법령을 직접 만들거나 바꿀 권한이 없음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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