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연구비 포장 ‘42억 리베이트’…교수 6명 기소
검찰 “제노스, 환자 등록 실적 따라 1인당 최대 115만원 지급”
2026.07.30 22:52 댓글쓰기

시판 후 임상시험을 의료기기 판매 촉진 수단으로 활용해 대학병원과 의료진에게 수십억원을 제공한 의료기기 업체와 대학병원 교수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정훈)는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학병원 교수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료기기 제조업체 제노스 법인과 회사 대표, 전직 이사도 의료기기법 및 공정거래법 위반, 배임증재 등의 혐의로 함께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제노스 측은 자사가 개발한 관상동맥용 약물방출스텐트(DES)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대학병원에 ‘시판 후 임상시험’을 제안하고, 병원과 교수들에게 연구비 명목으로 총 42억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환자 등록 많을수록 연구비 증가…교수별 최대 4억원

문제가 된 임상연구는 의료기관이 제노스 제품을 환자에게 시술한 뒤 연구 대상자로 등록하면, 환자 1명당 20만원에서 최대 115만원을 지급하는 구조였다.

환자 등록 수가 늘어날수록 병원과 연구진이 받는 금액도 증가하는 방식이다. 기소된 교수들은 연구비 명목으로 적게는 약 4000만원, 많게는 4억원 상당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외형상 제품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시판 후 연구였지만, 실제로는 자사 제품 사용량과 연구비를 연동해 의료기기 선택을 유도했다고 판단했다.

제노스 영업부서가 연구기관 선정과 연구비 산정, 판매실적 관리 등에 관여하고 제품 선택권을 가진 의료진을 상대로 연구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내 명의 판매대리점 통해 7억7800만원 수수 혐의

기소된 교수 중 한 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아내 명의로 제노스 판매대리점 법인을 설립한 뒤, 별다른 업무를 하지 않고 판매수수료 7억7800만원을 받은 혐의도 받는다.

일부 교수는 제노스 비상장주식을 보유하는 등 회사와 별도의 경제적 이해관계도 맺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제노스 임상연구를 둘러싼 리베이트 의혹은 지난 2020년 언론 보도를 통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7월 제노스가 2016년 8월부터 전국 54개 병원에 약 37억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판단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억87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 제재 후 보건복지부가 수사를 의뢰했으며, 서울서부지검은 금년 4월 관련 대학병원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시판 후 임상시험이라는 공적 제도를 이용해 의료기기 거래를 유도한 신종 리베이트 수법을 밝혀낸 최초 사례”라며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는 불법 리베이트 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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