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법인에 제공되는 고유목적사업준비금 등 세제 혜택이 시장 구조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의료기관의 자본 투자를 유도한다는 실증적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병원 세제 혜택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지원 연장 및 확대의 긍정적인 요인이 될 전망이다.
최근 김노창 전주대학교 회계세무학과 교수는 한국조세연구포럼 ‘조세연구’에 게재한 ‘시장 구조와 조세 혜택이 의료기관의 투자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 1625곳의 공시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조세 혜택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손금산입 한도(100% 및 50%)를 기준으로 삼았고, 투자는 의료장비 투자액과 연구개발(R&D) 지출액으로 측정했다.
“세제 혜택규모 클수록 투자 늘어”
분석 결과 세제 혜택 규모가 클수록 병원들 투자는 뚜렷하게 증가했다.
특히 미국 등 해외와 달리 국내는 지역 내 독과점 여부나 경쟁 강도 등 시장 구조와 무관하게 세제 혜택이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양상이 확인됐다.
이는 진료권역이 정책적으로 설정돼 있음에도 교통 발달 등으로 환자 이동이 자유로운 국내 의료시장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김 교수는 이를 두고 수도권 및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지역 독과점 병원조차 환자 이탈을 방어하기 위해 치열하게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했다.
상급종합병원 조세 혜택→R&D 지출 증가 유도
의료기관 종별에 따른 차이도 관찰됐다. 상급종합병원은 일반 종합병원에 비해 조세 혜택이 R&D 지출 증가로 이어지는 경향이 짙었다.
정부의 연구중심병원 지원 정책 및 연구 역량이 상급종합병원에 집중된 현실이 반영된 대목이다.
반면 의료장비 투자액은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종합병원 역시 생존 및 환자 유치를 위해 고가 장비를 적극 도입해 최고 수준 인프라를 유지하려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진단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는 세제 혜택과 병원 투자 간 상관관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병동 증축이나 고가 장비 도입 등 대규모 자본 투자는 단기적 감염병 유행보다 장기적 수요 예측에 기반해 이뤄지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의료기관에 대한 조세 혜택은 단순히 법인세를 감면하는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며 “자본조달이 제한된 시장 환경에서 의료 장비 투자와 의료기술 발전이라는 공익적인 자본 형성으로 유효하게 전환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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