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보험을 적용받는 한방병원 경상환자의 1인당 진료비가 최근 5년간 2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는 여러 시술을 한꺼번에 시행하는 이른바 ‘세트 청구’와 상급병실 이용 증가가 진료비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 4사의 한방병원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1인당 치료비는 2020년 85만6000원에서 2025년 108만3000원으로 2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양방병원 경상환자 1인당 치료비는 33만8000원에서 35만5000원으로 5.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기준 한방병원의 1인당 치료비가 양방병원의 3배를 웃돈 셈이다.
보험업계는 한방병원 진료비가 빠르게 늘어난 배경으로 ‘세트 청구’를 지목한다. 일부 한방병원이 환자 증상이나 상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6개 이상 시술을 묶어 시행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한방병원 경상환자 통원치료 세트 청구 진료비는 253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675억원과 비교하면 연평균 30.3%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중상환자(상해등급 1∼11급)의 세트 청구 진료비 증가율인 21.6%도 웃돌았다.
한의원의 경우 경상환자 세트 청구 진료비가 연평균 10.1%, 중상환자는 3.5% 증가했다. 한방병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이다.
현행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기준에는 여러 시술을 동시에 시행하는 행위를 직접 제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규정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보험업계 설명이다.
상급병실료 지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한방병원 1∼3인실 병실료는 2021년 126억7000만원에서 지난해 320억1000만원으로 연평균 26.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양방병원의 1∼3인실 병실료는 13.7% 감소했다.
자동차보험은 원칙적으로 4인실 이상 병실료를 보상하며, 1∼3인실 비용은 치료상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해 예외적으로 인정한다.
보험업계는 일부 의료기관이 강화된 심사 기준을 피하기 위해 실제로는 1∼3인실만 운영하면서 4인실을 갖춘 것처럼 신고한 뒤 상급병실료를 청구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자동차보험 과잉진료를 줄이기 위해 장기치료 관리 강화에 나섰다. 교통사고 경상환자가 8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면 치료 필요성을 확인토록 하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차관회의에 상정됐다.
이른바 ‘8주룰’로 불리는 이번 개정안은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보험업계 측은 “8주룰을 조속히 시행하는 동시에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기준을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비 심사도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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