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휴텍스제약·동구바이오제약 ‘잇단 패소’
법원, GMP 관련 식약처 적합판정 취소 인정…회사, ‘재인증’ 추진
2026.08.18 05:24 댓글쓰기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적합판정 취소 처분을 둘러싼 제약사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간 소송에서 법원이 잇따라 식약처 손을 들어줬다.


현행 ‘GMP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에 따른 처분 정당성이 사법부에서 연이어 인정된 가운데 한국휴텍스제약과 동구바이오제약은 재고 확보와 GMP 적합판정 재취득을 통해 공급 차질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은 최근 동구바이오제약이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GMP 적합판정 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앞서 수원고등법원도 지난 12일 한국휴텍스제약이 제기한 같은 취지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회사 측 항소를 기각했다.


한국휴텍스제약에 이어 동구바이오제약까지 본안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제조기록서 허위 작성과 임의제조에 대한 식약처 처분이 사법부에서 잇따라 인정됐다.


휴텍스제약 6개·동구바이오제약 2개 품목 ‘임의제조’


한국휴텍스제약은 지난 2023년 GMP 적합판정 취소제도 시행 후 처음으로 처분을 받은 제약사다.


식약처 조사 결과 회사는 레큐틴정, 록사신정, 에디정, 잘나겔정, 휴모사정, 휴텍스에이에이피정325mg 등 6개 품목을 생산하면서 첨가제를 허가사항과 다르게 증감하고, 제조기록서는 허가 내용대로 생산한 것처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이를 지속적·반복적인 제조기록서 거짓 작성으로 판단, 내용고형제 GMP 적합판정을 취소했다.


한국휴텍스제약은 일부 품의 위반을 이유로 내용고형제 전체에 대한 적합판정을 취소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지만 1·2심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사는 판결문을 검토한 뒤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해열·소염진통제 ‘록소리스정’과 당뇨병 치료제 ‘글리파엠정’을 생산하면서 첨가제 등을 허가사항과 다르게 사용하고 제조기록서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경인식약청은 지난 2024년 8월 회사 내용고형제 GMP 적합판정을 취소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이 신청한 집행정지가 인용되면서 현재까지 생산은 유지되고 있지만, 본안소송 첫 판단에서는 식약처가 승소했다.


일부 품목 위반에도 동일 제형 전체 영향


업계가 이번 판결에 주목하는 이유는 GMP 적합판정 취소 범위가 위반 품목에만 한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GMP 적합판정은 개별 제품이 아닌 내용고형제와 주사제, 점안제 등 대단위 제형군별로 이뤄진다. 일부 제품에서 위반이 확인돼도 같은 제조소에서 생산하는 동일 제형 제품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동구바이오제약이 공시한 내용고형제 관련 영업정지 금액은 1430억원으로 지난 2023년 별도 매출 2149억원의 66.57%에 해당한다.


문제가 된 제품은 2개지만 처분이 확정되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내용고형제 자체 생산이 제한되는 구조다.


다만 양사가 최종 패소하더라도 관련 제품이 즉시 시장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GMP 적합판정 취소는 해당 제조소의 생산을 제한하는 조치로, 처분 전에 적법하게 출하된 제품의 유통까지 일괄 중단시키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소송 장기화와 처분 효력 발생에 대비, 주요 제품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재고 상황에 따라 1년 안팎의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품목별 재고량이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공급 가능 기간은 확인하기 어렵다.


양사는 재고가 소진되기 전 GMP 적합판정을 다시 받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과 품질관리체계를 보완해 재평가를 통과하면 공급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법원은 처분 인정…국회에서는 제재 세분화 추진


법원이 현행법에 따른 처분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국회에서는 GMP 위반 경중을 반영할 수 있도록 제재를 세분화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과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비교적 가벼운 기록 오류나 GMP 운영상 미비에 대해서는 적합판정 취소 대신 6개월 이내 효력정지와 시정명령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반면 허가사항과 다르게 의약품을 임의제조한 뒤 정상적으로 생산한 것처럼 기록하거나, 관련 기록을 작성·보존하지 않은 경우에는 적합판정 취소를 유지하도록 했다.


따라서 제도가 개편되더라도 임의제조와 제조기록서 허위 작성이 함께 확인된 한국휴텍스제약과 동구바이오제약 사례에 소급 적용되거나 제재가 완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번 판결로 현행 GMP 적합판정 취소제의 집행 근거는 분명해졌다. 다만 일부 품목 위반이 동일 제형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와 공급망에 미칠 파장을 둘러싼 제도 보완 논의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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