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개설 한약사, 의료기관 탕전실 이용 불가”
조제 공간 논란 속 법제처 “본인 약국 조제실 이용이 원칙” 법령 해석
2026.09.08 05:35 댓글쓰기



약국을 개설한 한약사가 자신의 약국 조제실이 아닌 의료기관 탕전실을 이용해 한약 등을 조제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령해석이 나왔다.


이번 법령해석은 한약사 조제 공간을 둘러싼 현행 법체계의 한계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법제처가 공동사용 탕전실 등 별도의 제도 마련 가능성을 정책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하면서 향후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법제처는 최근 민원인이 제기한 약국 개설 한약사의 의료기관 탕전실 조제 허용 여부에 대한 질의에 이 같은 해석을 내렸다.


쟁점은 한약사가 자신의 약국 조제실이 아닌 의료기관이 공동으로 사용토록 설치한 탕전실에서 조제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지자체 승인을 받은 예외적인 조제는 제외한 사안이었다.


법제처는 결론적으로 ‘이용 불가’라고 판단했다.


약사법은 약국을 약사 또는 한약사가 의약품을 조제하는 장소로 규정하고 있으며, 약국을 개설하려는 경우 일정한 시설을 갖춰 지자체에 등록토록 명시하고 있다.


법제처는 이 같은 제도 취지가 의약품 판매·조제 등의 업무가 이뤄지는 장소와 시설을 명확히 함으로써 해당 업무가 등록된 시설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약국을 개설한 한약사 의약품 조제는 원칙적으로 자신이 개설한 약국 조제실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이다.


특히 약사법에 약사 또는 한약사 의약품 조제 장소는 ‘약국 또는 의료기관 조제실’로 규정돼 있지만, 다른 의료기관 조제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고 봤다.


법제처는 ‘약국 또는 의료기관 조제실’이라는 표현은 조제자가 소속돼 조제업무를 수행하는 시설을 병렬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즉 의료기관 조제실에서 조제하는 경우에는 해당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약사 또는 한약사가 그 의료기관의 조제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약사법 역시 의료기관의 조제실에서 조제업무에 종사하는 약사, 의료기관의 조제실에서 근무하는 약사 또는 한약사 등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해당 의료기관 소속 한약사만 허용병원-약국, 공간적 독립성 악화 우려


법제처는 만약 약국을 개설한 한약사가 약사법을 근거로 의료기관 조제실을 이용할 수 있다고 본다면 자신이 개설하지 않은 의료기관 조제실에서 조제업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약국 개설등록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의료기관 탕전실 역시 약국 개설 한약사가 임의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의료법 시행규칙에서는 한의과 진료과목을 두고 탕전을 하는 종합병원·병원이나 탕전을 하는 한방병원·요양병원 등에 탕전실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또한 시행규칙에는 탕전실을 비롯해 의무기록실, 급식시설, 세탁처리시설 및 적출물소각시설 등을 의료기관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제처는 이 규정에서 공동사용 주체는 어디까지나 ‘의료기관’이라고 해석했다.


탕전실은 의료기관의 한약을 조제하기 위한 시설로, 의료기관 책임 아래 운영되는 시설인 만큼 의료기관이 아닌 약국은 공동사용 주체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약국을 개설·등록한 한약사는 의료법령상 의료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의료기관 공동사용 탕전실을 자신의 약국 조제시설처럼 활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제처는 이번 판단에서 의약분업 취지와 약국·의료기관 간 공간적·기능적 독립성도 중요한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약사법은 의료기관의 외래환자에 대한 원외조제를 의무화하기 위해 의료기관 시설이나 구내에는 약국을 개설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약국과 의료기관이 공간적으로나 기능적으로 독립성을 유지토록 하기 위한 취지라는 것이 법제처 설명이다.


따라서 의료기관 공동 탕전실이라고 해도 이를 약국 조제시설로 활용할 경우 약국과 의료기관 사이의 공간적·기능적 독립성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약국을 개설한 한약사가 의료기관 공동사용 탕전실을 이용해 조제하는 것은 현행 법령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게 법제처 최종 판단이다.


다만 법제처는 현행 제도가 한약사들의 현실적인 조제환경이나 시설 운영 여건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여지를 남겼다.


법제처는 “약국을 개설한 한약사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탕전실을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 마련이 필요한지 정책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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