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췌장수술 환자 4만 여명을 분석한 결과, 병원 연간 수술량에 따라 수술 후 단기 결과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고난도 췌장수술을 경험 많은 의료기관에 집중하는 동시에 지역 환자 접근성을 떨어뜨리지 않도록 허브병원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양의대 예방의학교실 박보영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 2012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에서 췌장수술을 받은 성인 4만937명을 분석한 결과를 대한외과학회 국제학술지 ‘Annals of Surgical Treatment and Research’ 9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췌장 부분절제술과 원위부 췌장절제술, 췌십이지장절제술, 췌전절제술 등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병원의 연간 췌장수술 건수와 수술 후 30일 이내 사망, 수혈 연관성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 의료기관은 연간 췌장수술 건수에 따라 30건 초과, 21~30건, 11~20건, 5~10건, 5건 미만 등 5개 그룹으로 나뉘었다.
그 결과, 병원 연간 수술량이 많을수록 30일 사망률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연간 30건을 초과해 수술한 병원군의 30일 사망률은 1.0%로 가장 낮았고, 연간 5건 미만인 병원군은 5.9%로 가장 높았다.
수술량이 많은 병원에서는 수혈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수술량이 가장 많은 병원군 수혈률은 35.5%로, 제일 적은 병원군의 69.1%보다 낮았다.
연구팀은 “고수술량 병원의 낮은 수혈률은 축적된 수술 경험과 기술적 숙련도, 복잡한 환자를 관리하는 의료기관 역량을 반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병원 수술량에 따른 30일 사망률 차이는 수혈량을 비롯해 병원 종류, 환자 연령·성별, 수술 종류 등 다른 영향을 고려한 분석에서도 유지됐다.
연간 수술량이 30건을 넘는 병원군과 비교하면 21~30건인 병원군은 30일 이내 사망 가능성이 1.62배, 5건 미만인 병원군은 3.27배 높게 나타났다.
병원별 수술량에 따른 차이와 별개로, 전국적으로 췌장수술 건수는 늘었지만 전체 30일 사망률은 낮아지지 않았다.
국내에서 시행된 췌장수술은 2012년 4055건에서 2020년 5278건으로 늘었지만, 30일 사망률은 같은 기간 1.2~1.9% 수준을 유지했다.
고난도 수술 집중화 센터 키우면서 지역환자들 의료 접근성 제고 고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고난도 췌장수술을 경험이 많은 고수술량 센터에 집중할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해외에서도 췌장수술을 고수술량 의료기관으로 집중한 뒤 치료 결과가 개선됐다는 연구가 보고됐으며, 식도·간·폐 등 다른 고난도 수술에서도 병원 수술량과 치료 결과 사이에 유사한 연관성이 확인돼 왔다.
다만 수술 집중화가 지역환자 의료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은 과제로 꼽았다. 특히 농촌이나 의료취약지역에서는 환자가 수술을 받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복잡한 췌장수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력과 시설을 갖춘 지역 허브병원을 구축하면 높은 수준의 진료를 유지하면서 환자 이동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고수술량 센터와 지역 허브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의료진 간 지식 공유를 촉진하고 일관된 진료 기준을 마련하는 동시에 전국적인 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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