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승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해외 출장 중 지인 동행과 업무용 차량 사적 유용 등 공(公)과 사(私)를 구분하지 못한 부적절한 처신으로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지아 의원(국민의힘)은 16일 원주에서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홍승권 원장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 사안을 집중 추궁하며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한지아 의원은 심평원이 개원 이후 25년간 매년 개최해 온 7월 1일 창립기념일 행사를 올해 돌연 취소하고, 홍승권 원장이 프랑스 파리로 공무 출장을 떠난 점을 문제 삼았다.
한 의원에 따르면 홍 원장은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5일까지 프랑스 헬스데이터허브(HDH)와 업무협약 체결 등을 이유로 출장을 다녀왔다. 하지만 해당 기간은 홍 원장의 전공 분야인 유럽가정의학회 학술대회 개최 기간과 정확히 일치했다.
특히 홍 원장은 취임 10일째 되던 날 국제협력단 첫 업무보고에서 연구소장의 파리 출장을 챙겨달라고 지시했으나, 실제로는 본인이 출장을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의원실의 사전 질의에 “학회에 초록을 접수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던 것과 달리, 지난해 11월 홍 원장 단독 명의로 해당 학회에 초록을 제출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한 의원은 “결과적으로 학술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현지에서 지인 교수들과 계속 함께 다녔다”며 “심평원이 출장용으로 임차한 차량에 지인들을 태우고, 심평원 출장단 7명이 공식 방문하는 기관 일정에까지 지인 교수들을 동행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호의 동승으로 보기 어렵다”며 “매년 하던 창립기념식까지 취소하면서 개인적인 일정을 공적 출장으로 둔갑시킨 것 아니냐. 개인 휴가를 내고 사비로 갔어야 할 일”이라고 질타했다.
공휴일 업무용 차량 350km 운행·비서실 인원 대폭 확충 도마
업무용 차량의 사적 사용과 독단적인 조직 운영 문제도 지적했다.
한 의원은 “휴일이었던 지난 6월 3일 선거일에 본인 관용차를 놔두고 심평원 업무용 카니발 차량을 이용해 350km나 이동했다”며 “심평원은 출퇴근과 개인 일정 때문이라고 해명했는데, 운영지침상 출퇴근에도 관용차 외 업무용 차량은 사용할 수 없다. 의원실 지적 이후에야 며칠 전 뒤늦게 기름값을 환급했다”고 꼬집었다.
현장 인력난을 외면한 채 원장 비서실 인력을 대폭 늘린 점도 도마에 올랐다. 홍 원장은 취임 후 비서실 인원을 기존 9명에서 14명으로 증원했다.
한 의원은 “주력 사업인 AX(인공지능 전환) 및 클라우드 전환 업무 부서에도 주지 않는 인원을 비서실에 배정해 현재 원내 게시판이 난리가 났다”며 “4000여 명 직원 중 529명이 참여한 익명 게시판 설문조사에서 무려 84%가 원장이 직무를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심평원 내부 체력단련실을 홍 원장 가족이 아닌 외부 지인이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의원이 지인 체력단련실 사용 여부를 묻자 홍 원장은 “없다”고 부인했으나, 한 의원은 “증인 선서를 했다는 점을 명심하라. 관련 증거 자료가 있는 만큼 추후 제출하겠다”고 맞받았다.
한 의원은 “공사(公私) 경계를 모르는 인사가 심평원을 이끄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여야를 떠나 국민과 건보 재정을 위해 비호해서는 안 될 문제다. 홍 원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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