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사들이 의약품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의료기기 등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기존 병·의원 영업망을 활용해 환자 진단부터 치료, 사후 관리까지 사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한국로슈진단과 현장진단검사(POCT) 플랫폼 ‘코바스 클릭(cobas click)’의 국내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HK이노엔은 코바스 클릭 국내 영업 및 유통을 담당한다. 전문의약품 사업을 통해 구축한 영업망을 활용해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코바스 클릭은 외부 검사기관에 검체를 보내지 않고 진료 현장에서 혈액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통합 진단 플랫폼이다. 손끝 채혈을 통해 당화혈색소(HbA1c), 지질(Lipid), C반응성단백질(CRP) 등 주요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당화혈색소는 당뇨병 환자 혈당 조절 상태를 파악하는 지표이며, 지질 검사는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평가에 활용된다. CRP는 체내 염증 반응을 확인하는 검사다.
특히 검사 시약을 상온에서 최대 16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어 별도 검사실을 운영하기 어려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HK이노엔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기존 의약품 판매 중심의 영업활동을 진단 영역까지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 진료 현장에서 치료제와 진단기기를 함께 공급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구체적인 판매 목표와 계약 규모, 향후 추가 의료기기 도입 계획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 매출 기여도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도입 속도와 검사 수요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검체검사 수가 28% 조정 앞둬…의원급 공략 성패 주목
HK이노엔의 의료기기 시장 진출은 정부가 추진 중인 검체검사 수가 개편과도 시기적으로 맞물려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내년부터 검체검사 수가 조정과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을 시행하기로 의결했다.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은 환자에게 채취한 혈액을 외부 전문 검사기관에 보내 검사를 의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의료기관이 검사비를 일괄 지급받은 뒤 외부 검사기관과 정산하는 방식이 주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정부는 내년부터 검사 의뢰기관과 실제 검사를 수행하는 기관에 각각 역할에 따른 보상을 구분 지급할 방침이다. 기존 검사료 할인 관행을 개선하고 검사 품질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혈액검사 등 검체검사 수가를 28% 인하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기존 위탁검사 관리료를 폐지하는 등 검사 보상구조를 정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외부 검사 의뢰에 따른 수익구조가 달라지면서 일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원내 검사 전환 여부를 검토할 가능성이 나온다.
HK이노엔이 공급하는 코바스 클릭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외부 검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당화혈색소와 지질 등 주요 검사를 의료기관에서 직접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등 정기적인 혈액검사가 필요한 만성질환 환자를 진료하는 의원에서는 신속한 검사 결과 확인과 진료 편의성 측면에서 활용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HK이노엔 입장에서는 기존 전문의약품 영업망을 활용해 원내 검사 수요를 확보할 경우 의료기기 사업의 초기 시장 진입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는 “코바스 클릭을 통해 의료기기 사업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며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단 편의성을 높이고 환자의 효과적인 질환 관리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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