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부작용 보고 확대·환자 피해구제 대폭 개선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서류 간소화·보상 범위 확대·28개 지역센터 연계 강화”
2026.11.04 06:24 댓글쓰기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의약품 부작용 보고 참여를 확대하는 등 피해구제 절차와 보상체계 개선에 나선다.


의심되는 부작용을 인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보고로 이어지도록 접점을 확대하고, 피해구제 분야에서는 신청서류 간소화와 보상 범위 확대에 이어 처리기간 단축도 추진한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3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입 전문지기자단을 대상으로 ‘약물안전 미디어 데이’를 열고 올해 약물안전캠페인과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 운영 현황을 공유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부작용 보고 참여 확대를 위한 캠페인 추진 방향과 피해구제 신청·보상 개선 현황, 향후 처리 절차 개선 방안 등이 제시됐다.


부작용 인지에서 실제 보고로…18일까지 약물안전캠페인 전개


부작용 보고 참여 확대는 올해 약물안전캠페인 핵심 과제다. 안전원은 실제 발생한 부작용 가운데 보고되는 비율이 10% 미만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개인의 부작용 경험도 축적되면 새로운 안전정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현주 의약품안전정보본부장 직무대리는 “의약품은 허가 전(前) 임상시험으로 안전성을 확인하지만 실제 사용 과정에서는 다양한 환자와 환경에 따라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부작용이 의심될 때 이를 지나치지 않고 보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고된 정보는 자료 수집과 품질관리, 실마리정보 탐색, 안전정보 평가·생산을 거쳐 의약품 안전관리에 활용된다.


올해 캠페인은 11월 2일부터 약의 날인 18일까지 진행된다. 이 가운데 2~8일에는 세계 129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MedSafetyWeek’와 연계해 ‘부작용, 지나치지 말고 보고하세요’라는 공통 메시지를 61개 언어로 확산한다.


정 본부장 직무대리는 “올해 캠페인 핵심 목표는 국민과 의약전문가가 부작용을 인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의심되는 부작용을 실제로 보고하는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원은 ‘나의 부작용 정보, 나눌수록 안전해집니다’를 주제로 온라인 홍보와 지역의약품안전센터 현장 활동을 병행한다.


국내에서는 전국 28개 지역의약품안전센터가 부작용 보고 주요 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지역센터는 환자와 협력기관으로부터 이상사례를 수집·평가하고 환자 상담과 재발 예방 안내, 의료진·주민 교육, 협력기관 네트워크 구축 등을 수행한다.


지역센터를 통해 수집되는 이상사례는 전체 보고의 약 70%를 차지한다. 올해 상반기 환자 상담·안전사용 안내는 2만160건, 교육·홍보·소식지 활동은 1113건이며 병원·의원·약국·보건소 등 협력기관은 1385곳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지역센터 운영 여건도 과제로 언급됐다. 정 본부장 직무대리에 따르면 센터 운영이 시작된 2013년 당시 개소당 예산은 약 8800만원이었으나 현재는 줄어든 수준이다. 인건비와 최저임금이 오른 상황에서 센터를 확대하려면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손수정 원장은 “지역센터가 자발적 부작용 보고라는 큰 역할을 맡아왔지만 의료진 헌신에 기대 온 부분도 있다”며 “현장 어려움과 식약처 지원 방안, 병원 내 센터 역할, 해외 운영 사례 등을 분석해 중장기 발전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래진료비까지 보상…상한 5000만원 추진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는 의약품을 정상적으로 사용했음에도 중대한 부작용 피해가 발생한 환자를 보상하는 제도다. 올해 9월 30일 기준 누적 접수는 1947건이며 지급 결정은 1401건, 누적 지급액은 212억원이다.


제도는 2014년 12월 19일 시행된 이후 보상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왔다. 현재 피해구제급여는 사망일시보상금과 장애일시보상금, 진료비, 장례비로 구성되며 진료비 지급이 누적 1083건으로 가장 많다.


안전원은 올해 피해구제 신청 편의성도 높였다. 지난해 8월 행정정보 공동이용 대상기관으로 지정된 이후 주민등록표 등본과 장애인증명서를 순차적으로 공동이용 대상에 포함했다.


지난 3월에는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와 가족관계증명서까지 공동이용 대상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신청자가 관련 기관에서 서류를 직접 발급받아 제출하는 대신 본인정보 제공에 동의하면 안전원이 필요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보상 범위도 올해 5월 확대됐다. 기존에는 입원 치료기간에 발생한 비용을 중심으로 진료비를 지급했지만 입원 전후 외래진료비까지 보상 대상에 포함했다.


노은선 의약품부작용피해구제팀장은 “부작용으로 입원하기 전 응급실을 이용하거나 진단을 위한 검사를 받고, 퇴원 후에도 통원 진료비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 같은 비용까지 보상하기 위해 입원 전후 외래 진료비로 범위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현재 진료비는 부작용 치료비가 30만원 이상인 경우 신청할 수 있으며 최대 3000만원까지 보상한다. 안전원은 식약처와 함께 관련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진료비 상한을 5000만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노 팀장은 “중증 피부 이상반응 환자 가운데 치료비가 3000만원을 넘는 경우가 있다”며 “올해 12월 개정을 목표로 상한을 5000만원까지 높여 보다 충분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구제 제도를 환자에게 알리는 데는 의료진 역할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피해구제 신청 206건을 분석한 결과, 전문가 권유를 통해 알게 됐다는 응답이 66%였으며, 일반 국민 조사에서는 의사·약사·간호사 등 의료진 설명을 효과적인 정보 전달 수단으로 꼽은 비율이 87.3%였다.


안전원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의료현장 중심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대한의학회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의료진에게 제도를 알리고, 피해구제 사례가 가장 많은 의약품군인 항생제 처방 의료진에게 피해구제 절차와 신청방법을 담은 교육·홍보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피해구제 처리기간 단축…내년 심의·행정절차 개선


피해구제 처리기간 단축도 향후 개선 과제로 제시됐다. 안전원은 조사와 심의, 신청서류 보완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약사법상 안전원이 신청을 접수한 뒤 심의를 요청하기까지 근무일 기준 90일이 주어지며, 신약 등 조사가 어려운 경우 30일을 연장해 최대 120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심의위원회는 두 달에 한 번 열리며 지급 결정 이후에는 관련 서류 검토 등을 거쳐 30일 이내 보상금을 지급한다.


노 팀장은 “법령상 처리기한이 정해져 있지만 실제 조사를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조사 과정을 최대한 효율화하고 식약처와 협의해 심의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 원장은 “법정 처리기한은 지키고 있지만 환자가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많아 보완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고, 심의위원회 개최를 기다리는 행정적인 시간도 있다”며 “내년에는 심의를 더 신속하게 진행할 방법과 행정정보 공동이용 확대 등 개선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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