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피부괴사를 넘어 생명까지 위협하는 ‘욕창’에 대한 신개념 치료법이 진료현장에 빠르게 자리잡으면서 관련 치료법을 배우려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장기입원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은 ‘욕창과의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치료법 습득 노력들이 향후 국내 욕창치료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만성기의료협회(회장 김덕진)에 따르면 초단기 욕창치료법인 ‘OPWT(Open Wet dressing Threapy) 전문가 양성과정’ 누적 수강생이 140명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 2020년 1월 처음 시작된 ‘OPWT 전문가 양성과정’은 코로나19 사태로 잠정 중단됐다가 지난해 4월 재개됐다.
신청자가 몰리면서 매회 조기마감 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1기 20명을 시작으로, 2기 32명, 3기 34명, 4기 34명, 5기 20명 등 140명이 ‘OPWT 전문가 인증서’를 받았다.
한국만성기의료협회는 늘어나는 수요를 감안해 앞으로 매월 1번 양성과정을 운영키로 했다.
오는 4월 27일 시작되는 ‘제6기 OPWT 전문가 양성과정’도 접수 시작과 동시에 전국 요양병원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의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
다만 협회는 교육의 질 제고 차원에서 1개 기관 당 2명, 총 교육인원도 1회당 20명으로 제한했다. 제대로된 교육과 실습 여건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OPWT’는 일본 오오사키 시민병원 토리야베 순이치 내과과장이 개발한 욕창 치료법으로, 소독없이 상처를 세척하고 습윤상태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욕창을 치료하는게 특징이다.
비닐랩(wrap)을 활용한 이 획기적인 욕창 치료법은 지난 2014년 현해탄을 넘어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결과는 역시나 대만족이었다.
국내에 OPWT를 처음 도입한 병원은 한국 노인의료의 거장인 한국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이었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희연병원에 이 치료법을 들여왔다.
효과는 놀라웠다. 통상 1~2년 걸리던 치료기간이 3~6개월로 대폭 단축됐다. 랩에 구멍을 뚫어 사용하는 만큼 비용이 크게 줄었다. 거즈 사용량 감소는 당연지사였다.
치료기간이 줄어들다보니 자연스레 간호자원의 소비량도 감소했다. 무엇보다 습윤드레싱과 같은 고가 제품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환자의 경제적 부담도 줄었다.
OPWT 효과를 확인한 김덕진 회장은 이 획기적 치료법의 대중화를 결심했다.
신개념 치료법 개발자를 직접 한국에 초청해 국내 요양병원 종사자를 대상으로 공개강좌를 진행했고, 욕창 치료에 고민이 컸던 많은 병원들이 잇따라 이 치료법을 도입했다.
김 회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욕창 제로화’를 기치로 그동안 진행했던 치료 사례 공유를 위한 ‘OPWT 전문가 양성과정’을 발족, 협회 회원병원을 대상으로 교육에 나섰다.
김덕진 회장은 “OPWT는 환자는 물론 가족과 의료진 모두의 부담을 덜어주는 인권적 치료법”이라며 “이 치료법이 한국 노인의료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