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병원도 적신호…잇단 비상경영 돌입
서울대 이어 가톨릭도 위기감 팽배, '적자 탈출' 안간힘
2013.08.13 20:00 댓글쓰기

‘환자 블랙홀’로 불리던 빅5 병원들도 급격히 늘어나는 적자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경영난 타개를 위한 비상경영체제 돌입이 잇따르고 있다.

 

과거와 달리 환자와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포괄수가제, 3대 비급여 개혁 등으로 경영 여건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경영수지에 적신호가 켜진 탓이다.

 

특히 빅5 병원에까지 위기감이 엄습하면서 국내 병원계에 불어닥친 경영 한파의 심각성이 기우가 아님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실제 가톨릭의료원은 최근 적자경영 및 위기상황 극복 일환으로 전격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이에 따른 비상대책위원회로 꾸렸다.

 

의료원 산하 병원들의 전년도 결산에서 전체적인 적자 경영을 벗어나지 못했고, 일부 병원의 경우 누적 적자가 엄청난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나자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다.

 

실제 지난해 의료원 산하 병원들은 29억원의 적자가 발생,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인건비는 365억원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자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갔다.

 

첫 행보로 산하 병원을 순회하며 비상경영체제 돌입 설명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수뇌부는 각 병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책 마련을 강도 높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학교법인 담당 교구장대리 박신언 몬시뇰은 비상경영체제 돌입 담화를 통해 “현재 의료원은 누란지위(累卵之危) 상황에 놓여 있다”며 “극한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이어 “더욱 안타까운 점은 구성원들 사이에 그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가볍게 여기는 풍조가 만연하다는 사실”이라며 “이대로라면 의료원 전체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서울대학교병원은 지난 달 이미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2011년 8억원이던 적자가 지난해 287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전반적인 경비 절감은 물론 지하 6층 규모의 주차장 확장공사를 무기한 연기했고, 공사가 진행 중인 심장뇌혈관병원 건립도 완공 시기(내년 5월)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뿐만 아니라 오병희 원장의 지시에 따라 총무부, 시설자재부, 교육연구부, 원무부, 홍보부 등 부서별로 10% 경비 절감계획 마련에 착수했다.

 

오병희 원장은 최근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부서별로 진행하고 있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줄일 수 있는 모든 비용을 줄이라”고 지시했다.

 

이러한 빅5 병원의 비상경영체제 전환은 지난 1997년 IMF 이후 16년 여 만이다.

 

당시 대학병원들이 환율 급등으로 극심한 환차손에 시달리면서 임금삭감, 의료기기 수입억제 등 대대적인`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바 있다.

 

서울대병원은 의사들에 대한 진료수당 지급을 50% 줄이고 직원들의 임금을 5∼10% 삭감하는 한편 매년 재투자해야 하는 의료기기 수입을 최대한 억제시켰다.

 

315억원의 환차손을 입은 연세의료원도 경영위기 타개책의 하나로 지난 1998년 예산 편성에서 인건비를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하는 한편 전공의, 강사 등 신규 의사인력을 축소 조정키로 했다.

 

연세의료원측은 또 ▲인력감축 ▲시간외 업무 억제 ▲해외연수 및 학회참석 억제 ▲진료재료 국산대체 등의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2012년 빅5 병원의 매출 현황을 살펴보면 가톨릭의료원이 257억원 적자를 봤으며, 연세의료원 66억원, 서울대병원 287억원, 삼성서울병원 11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서울아산병원은 5개 병원 중 유일하게 7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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