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2020년 항혈전제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입은 모습이다. 상위 15개 품목 중 3개 품목을 제외한 나머지 12개 품목의 처방 실적이 감소했다.
오츠카 프레탈이 14% 줄어 가장 많이 줄었고 명인제약의 명인 디스그렌이 12.4%가 줄어 두번째 높은 비율로 처방이 감소했다.
1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항혈전제 시장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플라빅스와 같은 베스트셀러는 물론 실로스타졸, 티카그렐러 제제 품목들도 힘을 쓰지 못했다.
시장 선두는 한독이 제조하고 있는 사노피-아벤티스의 '플라빅스'(성분명 클로피도그렐)가 차지했다. 플라빅스는 전년 대비 2.8% 줄은 916억원 처방됐다. 개량신약, 제네릭의 공세에도 오리지널 제품은 위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뒤이어 삼진제약의 플래리스가 2위 자리에 올랐다. 클로피도그렐 제제인 플래리스의 원외처방 실적은 전년 대비 2.2% 감소한 612억원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1, 2위를 클로피도그렐 제제가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실로스타졸 제제 개량신약인 '실로스탄씨알'은 2020년 417억원 처방되며 3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2.9% 소폭 감소한 수치다.
4위는 리마프로스트알파덱스 제제인 동아에스티의 '동아오팔몬'이다. 동아오팔몬은 2019년 285억원에서 2020년 263억원으로 8% 처방이 줄었다.
"프리그렐·안플라그·필그렐 처방 증가"
플라빅스 개량 신약인 종근당의 '프리그렐'은 작년 258억원 처방돼 전년 대비 0.2% 소폭 상승했다. 유한양행의 사포그릴레이트 제제 '안플라그'도 104억원에서 108억원으로 3.1% 처방이 늘었다.
제일약품 클로피도그렐 제제 '필그렐'도 2019년 73원에서 2020년 81억원으로 처방이 늘면서 두자릿수(10%)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동아에스티 필라빅스 제네릭인 '플라비톨'은 전년 대비 4.8% 줄어든 242억원으로 집계됐다. 동일 제제의 개량 신약인 한미약품의 '피도글'도 120억원에서 108억원으로 9.3% 처방 실적이 축소됐다.
대웅제약 클로아트 역시 91억원에서 83억원으로 처방이 줄었다. 실로스타졸 제제인 오츠카의 '프레탈'은 제네릭 등 경쟁 품목의 선전으로 292억원에 달하던 처방액이 251억원으로 14% 축소됐다.
이 밖에 아스트라제네카의 티카그렐러 제제 '브릴린타'는 처방이 9.2% 감소, 100억원대 아래로 추락했다. 트리플루살 제제인 명인제약의 '명인디스그렌'은 99억원에서 87억원으로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SK케미칼의 은행엽엑스-실로스타졸 제제 '리넥신' 역시 77억원에서 73억원으로 5.4% 처방이 줄어들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만성질환에 쓰이는 항혈전제는 미리 처방을 받을 수 있어 타격이 없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감소했다"며 "경쟁 품목이 많고, 내원 환자 감소로 처방 실적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유비스트의 경우 원외처방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제약사 내부에서 집계된 실적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플래리스와 실로스탄 씨알의 경우 전체 약국을 대상으로 한 통계에선 실적이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