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고·영재생, 의대行 제동 부메랑···8년 515명 이탈
장학금 환수·학교시설 이용 금지·포기 각서 등 다양한 조치 마련했지만 역풍
2023.05.06 06:12 댓글쓰기

의대 입시 경쟁률 심화, 상위대학교 자연계 학생 및 과학기술특성화대학생의 의대행, 초등 의대입시반 운영 등 이른바 '의대 광풍'을 누르기 위한 조치가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모습이다. 


특히 강경하게 의대 진학 제동을 걸었던 영재학교 및 과학고 등 이공계·과학 인재를 키우기 위한 학교에서 중도 이탈이 거세지고 있어 의대 열풍과 이러한 경향이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종로학원이 최근 8년간 20개 과학고 및 전국 7개 영재학교의 전출 및 학업중단 학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515명이 이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고는 423명, 영재학교는 92명이 이탈했는데, 최근 4년새 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과학고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173명이 그만뒀지만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250명이 이탈해 그 비율이 44.5% 늘었다.


영재학교는 더 심각하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23명이었다. 하지만 이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중도 포기자는 69명으로 3배 증가했다. 


종로학원은 "2021년, 2022년 공시자료는 각각 1년 전 시점으로,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운영에 차질이 있고 전학 등도 원활하지 않았던 비정상적 상황임을 감안해도 높은 추세"라고 분석했다. 


권역별로는 서울권 소재 학교가 크게 늘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이탈자가 30명이었지만, 2019년부터 2022년 65명으로 116.7% 증가했다. 


같은기간 내 지방권은 114명에서 213명으로 86.8% 증가하고 수도권은 52명에서 41명으로 21.2% 감소했다.  


추천서 금지·서약서 작성·기숙사 이용 제한·장학금 환수 등 조치 


이러한 경향은 이들 학교에 대해 강경한 '의대 방지' 조치가 내려진 것이 기름을 부었을 수 있다는 게 입시업계 분석이다.


실제 각 학교 요강기준 및 영재학교장협의회에 따르면 실제 2018학년도에는 서울과고·경기과고의 경우 의대 진학 시 장학금을 회수하고 의대 추천서를 금지했다.


광주과고·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도 추천서를 금지했다. 


2022학년도에는 더 강경한 제동장치가 마련됐다. 지원자와 보호자는 응시원서에 명시된 제재 방안에 서약해야 접수가 가능했고, 의대 관련 상담 및 진학 지도를 하지 않도록 했다. 급기야 일반고 등으로 전출을 권고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의대를 택한다면 영재학교 학생부 대신 초중등교육법에 근거한 학교생활기록부를 제공하고, 정규 수업 외 시간에는 기숙사 및 독서실 등 학교시설 이용을 제한시켰다. 추가 교육비 및 장학금도 환수토록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근 의학계열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과학고와 영재학교의 지나친 의대 입학 규제도 중도 이탈을 가속화하는 원인일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이공계 특수대학 진학 후 중도이탈, 'SKY' 대학 이공계 학생의 중도이탈 뿐 아니라 과학고, 영재학교 학생들 중도 포기 상황도 관심을 갖고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수생·서울권, 의대 정시 점령···초등의대반까지 이상·과열 열풍 


이공계·과학계 뿐 아니라 의대는 입시 영역에서 블랙홀처럼 학생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실제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연령대는 고교생 이하로도 내려온지 오래다.  


N수생 및 서울 지역 학생들의 의대 정시 점령 추세가 강해지면서 학원가 등에서는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의대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자료출처 강득구 의원실 

국회 교육위원회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 간 의대 정시 모집 합격자 중 10명 중 7명이 재수를 비롯해 3수, 4수 등 소위 N수생이었다. 


또 합격자 중에는 모든 해에 서울 소재 고등학교 출신이 가장 많았다. 전국적으로 서울 지역 고3 재학생 수는 16.7%에 불과하지만 서울에서만 4년 평균 36.7%가 의대에 진학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초등학생 및 중학생 5명 중 1명이 의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설문조사도 발표됐다. 


입시업체 메가스터디교육이 지난달 초등부 엘리하이·중등부 엠베스트 사이트를 통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1.6%가 '의학계열을 최종 목표로 두고 있다'고 답했다. 


학급별로는 초등학생은 23.9%, 중학생 20.2% 등의 응답률을 보였다. 



댓글 1
답변 글쓰기
0 / 2000
  • 빵집주인 05.08 16:13
    부메랑, 역풍…

    과고, 영재생에 대한 의대진학 제한을 없애야 한다는 기사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