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에게 '소아청소년과 탈출'을 위한 학술대회가 호응을 얻고 있다. 사전 등록 인원만 7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오는 11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소아청소년과 탈출(No Kids Zone)'을 위한 제1회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학술대회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소아과를 포기하고 다른 진료를 하려는 의사회원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학술대회 프로그램도 예년과 판이하게 다르다. 소아과 진료에 관한 내용은 사라지고, 돈이 되는 만성질환 관리나 보톡스 등 미용시술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1타 강사의 성인 진료 기본 중 기본인 고지혈증 핵심정리, 진료실에서 바로 적용하는 보톡스 핵심 포인트, 일차의료기관에서 관리 가능한 당뇨의 진단과 관리 등이 그 예다.
소청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지난 3월 소청과 폐과 선언 후 학술대회를 전면 개편했다"며 "경영난에 내몰린 소청과 의사들을 위해 소청과 탈출을 위한 학술대회로 새롭게 네이밍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등록 인원은 700명이 넘는다"며 "현장 등록까지 포함하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개원가 현실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덧붙였다.
의사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소청과 동네의원 662개가 경영난으로 폐업했다. 거의 유일한 수입원인 진료비가 30년째 동결된 것이 주요 원인이다.
그나마 수입을 지탱해주던 예방접종도 100% 국가사업으로 저가에 편입됐고, 국가 예방접종 사업은 시행비를 14년째 동결하거나 100원 단위로 올리는 수준이다.
긴 불황의 터널을 걷고 있는 개원의들에게 이번 학술대회가 관심을 얻는 이유다.
서울 지역 A 소청과의원 원장은 "학술대회에 사전 등록했다. 프로그램을 봤는데, 비만치료나 보톡스 등 미용 시술에 눈길이 갔다"고 말했다.
대전 지역 B 소아과의원 원장도 "소아진료만으로는 병원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학술대회 프로그램을 보고, 한 번 참석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