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증원 확정으로 후순위 밀린 '의대 신설'
2025~26학년도, 전국 40개 의대 배정 전망···지자체·과기의전원 '주춤'
2023.11.01 06:09 댓글쓰기

보건복지부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확대는 확정하되 기존 40개 의대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면서, 의대·의전원 신설을 촉구하던 지자체와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이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비록 시기는 밀릴지라도 신설 가능성을 정부가 이전과 달리 열어놨다는 점에서 마냥 희망의 불씨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지역 및 필수의료 혁신 이행을 위한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기존 의대 수요조사에 착수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의사인력 확충 시급성을 감안해 우선 기존 의대 중심으로 검토하고 지역 의대 신설은 추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내달까지 약 4주 간 복지부와 교육부는 증원을 원하는 대학으로부터 계획을 받고, 의학교육점검반을 꾸려 교원 수·시설·투자계획 등을 면밀히 살핀다. 


주목할 점은 정부가 밝힌 ‘시기’다. 2025학년도 정원에 우선 고려하는 곳은 증원 여력이 있는 의대며, 증원을 원하지만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의대는 2026학년도 이후 단계적으로 증원한다는 방침이다. 역량을 보더라도 아직 없는 의대보다는 기존 의대가 선순위라는 얘기다. 


지역 의대 신설 특별법만 ‘7건’···야당 맹공에도 후순위 


다만 2026학년도마저도 기존 의대가 선택될 전망이기에 의대 신설을 계획하고 있던 지자체와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의 로드맵은 뒤로 밀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또 기존 의대들이 늘어난 정원을 가져감으로써 향후 지자체와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의대 정원 확대와 함께 지역 의대를 신설해 이곳에 인원을 배정하라”고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을 압박했다.  

전남처럼 의대가 없는 곳에 세워야 한다는 것, 의사들의 수도권 유출이 심각하니 지역에 의무로 남도록 하는 ‘지역의사제’도 함께 도입해야 한다는 것, 수도권 쏠림을 조장하는 사립의대에 혜택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 등이 주된 근거다. 


실제 현재 21대 국회에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지역 의대 설립과 관련한 법안이 12건 발의돼 있으며 특별법만 해도 무려 7건이 발의된 상태다.  


▲최영희 의원 경기북부 ▲최형두 의원 경남 ▲강기윤 의원 경남(창원대) ▲김교흥 의원 인천(인천대) ▲소병철 의원 전남 ▲김원이 의원 전남(목포대) ▲김회재 의원 전남(순천대) ▲성일종 의원 충남(공주대) 등이다. 



의대가 아예 없는 전남 지역 의원들인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과 김원이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삭발식’까지 감행하며 의대 설립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과기의전원 설립’ 카이스트·포스텍·지스트·유니스트···“신설 가능성 모색” 


교원 창업 성과·우수한 연구 인프라를 보유한 과학기술특성화대학들도 만만찮은 의지를 피력해왔다.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지역완결적 필수의료 회의’를 주재하고 의사과학자 양성을 강조하면서 분위기를 더욱 달궜다. 


지난 19일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에 이어, 울산의대와 협력해오던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도 24일 과학기술의전원 설립 의지를 피력했다.


기존에도 과학기술의전원 설립을 추진해온 카이스트(2026년 개원 목표)와 포스텍(2028년 개원 목표)이 정치권 및 의료계와 협의를 시작한 뒤 올해 의대 정원 배정 후보지가 물망에 오르자 고삐를 당기고 나선 것이다. 


지스트·포스텍·카이스트는 각각 50명, 유니스트는 40명 정원을 구상 중이다. 이들 4개 과기의전원의 계획 인원만 합쳐도 190명에 이른다. 


하지만 정부 계획대로라면 최소 2026학년도까지는 이들 대학에 기회가 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더구나 정원 배정 뿐 아니라 의대 설립 인가 및 예비인증 절차를 고려하면 적어도 2년 6개월은 잡아야 한다. 


한편, 정부 계획을 마냥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만은 않는 시각도 제기된다.


某과학기술원 과기의전원 설립 추진 관계자는 “이전에는 정부가 의대 신설 카드 만큼은 배제했는데, 신설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목표는 변함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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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남의대 11.05 20:23
    의과대학을 새로 만들지 말고 기존에 정원이 작은 지방 의과대학에 인원을 더 늘리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서남의대가 어떻게 폐교됐는지 살아있는 증거로써 국가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절대로 의과대학 신설은 답이 아니다
  • ㅎㅎ 11.01 16:29
    의대신설은 지방의 이상한 대학이 신설되면 기존 서남대꼴 난다. 차라리 포항공대나 카이스트에 설립하면 연구의사를 키우는게 국가적으로 차라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