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신고식 노환규 집행부…첫 무대 건정심
16일 복지부·공단 등 상견례, 의협 '논리·설득 토대로 대화'
2012.05.16 20:00 댓글쓰기

"앞으로 협조 부탁합니다.(국민건강보험공단)", "협조가 아니라 같이 가야죠. 서로가 그래야죠.(대한의사협회)"

 

지난 16일 오전 영상장비 수가 재인하와 수가계약 결정시기 등을 논의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제12차 회의에서 의협 유승모 보험이사와 공단 측 인사가 나눈 대화다. 짧지만 가벼운 신경전이 오갔다.

 

포괄수가제(DRG) 등 복지부 정책에 강경 노선을 표명한 노환규 신임 의협 집행부가 건정심 신고식을 올렸다.

 

이날 건정심에는 의협 소속 위원으로 윤창겸 상근부회장과 유승모 보험이사, 윤용선 보험·의무 전문위원(의원협회장)이 회의 시작 5분 전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의협 위원들은 복지부와 공단, 가입자, 타 단체 위원들과 명함을 주고받았다. 위원들 사이에 덕담이 오갔다. 회의가 임박해 깊은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워 보였다. 

 

윤 부회장과 유승모 보험이사는 전임 집행부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고, 윤 전문위원은 이번이 공식 데뷔 무대다. 윤 부회장은 상근부회장이면서 보험 분야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가 임박하자 의협 위원들은 서둘러 의견을 점검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부회장은 건정심 안건에 대한 집행부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말을 아꼈다. 유승모 이사도 대답 대신 "여기서도 취재하느냐"라며 농을 건넸다.

 

다른 위원들도 상기된 표정으로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타 위원들도 의협에 관심을 나타냈다.

 

노환규 집행부가 주요 의료정책인 DRG와 만성질환관리제 등에 참여 거부를 선언한 데다 강성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공단이나 복지부 측 인사들은 "대화를 해나가겠다"라는 원론적인 대답을 내놨다.

 

건정심 위원장인 손건익 차관은 뼈 있는 말로 회의를 시작했다. 건정심을 통과한 결정을 위원들 스스로 존중해달라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건정심을 통과한 영상장비 수가 인하 안건을 다시 논의하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또 공급자가 반대하는 여러 정책이 건정심을 통과하면 일단 수긍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윤 전문위원은 "의사단체가 내부적으로 힘을 모으는 것이 주요하고, 합당한 논리와 설득력을 갖고 대화를 해야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그런 자세로 회의에서 제 목소리를 내겠다"고 첫 데뷔 소감을 전했다. 가입자와의 관계 설정을 묻자 "다른 위원들과는 시간을 갖고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강력한 의료계, 신뢰받은 의사상을 줄곧 말해왔다. 하지만 건정심에서 의료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선명성을 드러낸 의협 집행부가 앞으로 보건정책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건정심에서 어떤 자세를 취할지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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