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사태로 ‘공공의료’가 사회적 화두로 부상한 가운데 그 수행기관이 국립, 도립, 시립 의료기관들에게만 국한되는 인식에 시골 소재 종합병원들이 답답한 가슴을 치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지역 거점병원으로서 묵묵히 주민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이를 알아주는 이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생색 내기 위해 병원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민간 의료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공공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부분까지 퇴색되는 것에 대해서는 서운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라북도 고창군에 소재한 고창종합병원 박충규 경영기획이사는 14일 열린 대한중소병원협회 제23차 정기총회 및 학술세미나에서 지방 종합병원들의 고충을 담담히 전했다.
박충규 경영기획이사는 시골 종합병원들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공공의료 역할의 불인정을 꼽았다.
공공의료기관들을 대신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농어촌 지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지만 정작 공공의료 관련 혜택과 지원은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고창종합병원의 경우 이 지역 유일한 종합병원으로,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만약 이 병원이 없을 경우 고창군민들은 광주, 전주, 부안 등으로 가야 한다.
특히 응급환자의 경우 고창종합병원이 모두 책임을 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창뿐만 아니라 타 지역 시골 종합병원들의 사정은 모두 비슷하다.
박 이사는 “정부 및 지자체가 지역 거점 의료기관의 공공의료 역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며 “공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지역 거점 병원들이 보다 원활하게 공공의료 사업을 전개할 수 있도록 재정적,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충규 이사는 “지역 거점 의료기관은 열악한 환경을 감안해 간호등급제를 완화하거나 간호조무사 대체를 일부 인정해 주는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뇌혈관질환 등 주요 응급질환 장비나 공중보건의사 지원 확대 등 실질적은 혜택과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묵묵히 공공의료 역할을 하고 있는 민간 지역 거점병원을 정책적으로 활성화시켜 실제적 의료보장성과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