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코로나19 대표 수혜주로 꼽혔던 신풍제약을 비롯해 일양약품, 명문제약, 동화약품 등 중견·중소제약사들의 하반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14일 국내 중견·중소제약사들이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호재를 맞으면서 동시에 실적이 뒷받침된 제약사가 있는가 하면 반대인 경우도 있었다.
우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코리아 지수로 편입되며 코로나19 테마주로 우뚝 선 '신풍제약'은 올해 상반기 매출 호조세를 보이며 겹경사를 맞았다.
신풍제약은 2020년 상반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1003억원, 영업이익은 작년 상반기보다 71% 확대된 46억원, 당기순이익은 3.9% 늘어난 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호실적은 자체 개발 국내 16호 신약 '피라맥스(성분명 피로나리딘 인산염+알테수네이트)' 선전이 견인했다. 신풍제약은 2018년부터 케냐, 니제리, 우간다 등 아프리카 21개국과 총 158억원 규모의 피라맥스 공급계약을 맺었다.
뿐만 아니라 피라맥스는 WHO 말라리아 표준 치료지침(STG) 치료약물로 등재됐고, 대외 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 국제연합(UN) 산하기관 유니세프와 장기공급협정도 체결해 탄탄한 해외 시장 판로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시가 총액이 3조8000억원대에 달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임상 2상에서 성공적인 데이터가 도출되면 상용화도 가능해 향후 상승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일양약품은 같은 코로나19 테마주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적이 하락했다.
일양약품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0.28% 감소한 1537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도 줄어 같은 기간 17.8% 하락한 144억원, 당기순이익은 6.6% 줄어든 100억원이었다.
외형 성장이 저조했을 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악화됐다. 실적 부진 원인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업활동 위축 및 환자 감소로 인한 의약품 수요 감소가 꼽힌다.
수출 및 중국법인의 부진과 R&D 투자 증가도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일양약품의 지난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82억원에서 104억원으로 27.2% 증가했다.
일양약품은 항암 신약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가 러시아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현지 제약사 알팜이 내년 4월까지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알팜은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확인되면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슈펙트의 판매 독점권을 가지게 된다. 일양약품은 한국 등 나머지 국가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슈펙트의 권리를 행사하게 된다.
명문제약 역시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로 떠오르는 구충제 '나파모스타트' 제네릭 개발에 착수하며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실적은 부진했다. 명문제약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76% 하락했으며, 영업손실 폭은 더 커졌다. 작년 상반기 영업손실은 59억원에서 153억원으로 3배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68억원에서 150억원으로 118.79% 증가했다. 신풍제약 뒤를 이어 구충제 테마로 선전했지만, 외형 하락은 물론 수익성도 악화됐다.
뒤늦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대열에 합류한 동화약품은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감소했다.
동화약품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5% 축소된 1368억원이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작년 상반기 14억원에서 527% 성장한 893억원을, 당기순이익도 641.5% 급등한 90억원을 기록했다.
동화약품은 최근 코로나19치료제로 개발 중인 천연물의약품인 'DW2008'의 비임상을 완료했다. 이번 임상은 6월 완료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기 위해 페럿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연됐다.
DW2008은 천식치료제로 이미 1상을 완료했기 때문에 코로나19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비임상에서 성공하면 이달 즉각 2상 신청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로 주목받는 중견 혹은 중소제약사들이 기업가치는 많이 올랐으나, 의약품 처방 감소로 인해 수익성은 타격을 입었다"며 "이중 신풍제약의 경우 '버블'이 꼈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나홀로 양호한 실적을 내놓아 하반기에는 더 기대가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