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비품·장비 부족해도 '고군분투' 대구 의료진
코로나19 확산 저지 최전선, 동산병원·대구의료원 등 직원들 피로감 누적
2020.02.26 06:4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하며 무서운 확산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코로나 최대 확산지역인 대구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의 모습이 조명받고 있다.
 

지난 23일 포착된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벤치에 기대 휴식을 취하는 의료진의 모습[사진]이 SNS상에서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은 사진을 공유하며 “감사합니다”, “대단하다”, “여러분은 우리의 영웅입니다, 힘내세요” 등의 격려 반응을 쏟아냈다.
 

정부는 대구‧경북지역에서 단기간에 수백 명의 확진자가 쏟아지자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246병상, 대구의료원 274병상 등 520병상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 시설을 운영할 의료진뿐만 아니라 각종 비품 및 의료장비 부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사태가 한 달 이상 지속되며 현재까지 21명의 의료진이 감염됐고 260여 명은 격리된 상태다. 의료진이 감염되거나 피로 누적에 시달리며 총체적 난국인 상황에 의료계 일각에선 "이번 싸움의 최대 난제는 바로 의료 인력 확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 의료진 모두가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계속 밤잠을 설치고 있어 피로도가 굉장히 높은 상황이다"라고 전하며 추가 의료진 파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대구 지역을 다녀온 한 전문의는 “대형병원이야 어떻게든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작은 병원들은 인력 부족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인력 충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정부는 대구‧경북 지역에 의료진 180여 명을 파견했다. 앞서 검체 채취와 역학조사를 위해 파견된 의료인력 85명에 더해 의사 38명, 간호사 59명, 방사선사 2명, 임상병리사 2명 등 101명이 계명대 대구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에 추가 배치됐다.
 

또한 24일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대구 지역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기 진단 및 치료에 봉사할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의료인을 모집한다"며 전국 의료인의 자발적 참여를 호소했다.
 

5700명 의사로 구성된 대구시의사회도 자발적 참여에 나섰다.

개원의, 대학교수와 같이 각자 생업에 종사하는 의사 10여 명이 25일부터 자원해 코로나19 의료 현장으로 들어간다. 대한의사협회 또한 전국적인 차원에서 의료지원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진 피로도 갈수록 피폐 속 보호장구 부족으로 재사용 빈번

착용 착복 과정이 까다롭고 행동에 제약을 주는 방호복 등 개인 보호 장구 또한 의료진 피로도를 한 층 더 강화하고 있다.
 

의료진은 감염을 막기 위해 ‘레벨D’라 불리는 개인 보호 장구를 착용 후 환자와 접촉해야 한다. 흰색 우주복 같은 전신 방호복과 의료용 마스크, 안면 보호경으로 구성돼 있다.
 

해당 방호복은 착용 시 작은 틈새도 없어야 하고 착복 시 환자와 접촉한 오염 부위를 유념해 정해진 순서에 따라 벗어야 하므로 한번 입고 벗을 때마다 대략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음압병상을 다녀온 의료진은 착복 후 매번 샤워와 머리를 감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방호복 무게는 가벼운 비옷 정도지만 통풍이 안 돼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의사소통이 힘들다. 착용 후 두세 시간이 지나면 속옷까지 젖어 걷기 힘들어지며 더 오랜 시간이 지나면 탈진 증상이 올 정도라고 한다.
 

방호복 등과 같은 개인 보호장구는 일회용으로 한 번 사용 후 폐기 처리가 원칙이지만 재고 부족이 심각해 재사용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라고 나타났다.
 

의료진은 의료 장비가 부족해 알코올 솜으로 안면 보호경을 닦아 쓰고 방호복이 부족해 두세 번 착용하며 재사용 중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머리카락 굵기의 수백분의 1 정도 크기로 환자의 작은 기침으로도 감염될 수 있어 의료진의 감염 우려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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