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외수당 지급' 판결 집단소송 이어지나
병원측, 항소심 예정…변호사, 전체 전공의 수요 등 파악 중
2013.06.18 20:00 댓글쓰기

최근 병원이 전공의들에게 당직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옴에 따라 시간외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전공의들의 집단소송이 이어질지 추이가 주목된다.

 

대전지방법원은 지난 12일 2010년 2월부터 10개월간 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시간외 근무와 야간·휴일근무 등의 수당을 받지 못한 인턴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병원은 3344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처럼 전공의가 직접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례적이지만, 실제 임상에 근무하고 있는 1만여명의 전공의들 대부분은 시간외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이번 전공의 승소판결이 집단소송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된다.

 

인턴 측을 담당했던 변호사는 “아직 집단소송을 진행하겠다고 결정된 사항은 없고, 소송에 참여하고자 하는 전공의들이 어느 정도인지 수요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월급에 관한 민사소송이기에 소멸시효가 3년으로 적용됨에 따라 최대 3년 간 체불된 시간외수당을 받게 되면 1억원대 소송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변호사측 설명이다.

 

이어 그는 “집단소송의 경우 같은 병원을 상대로 할 경우 관련 진술 확보와 같은 자료수집이 보다 용이한 장점 등이 있다. 그러나 병원에 몸을 담고 있는 전공의들이 직접 소를 제기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사자인 전공의들이 소송에 참여하기 어렵다면 전공의 과정을 거쳐 전문의가 됐거나 공보의로 종사하고 있는 대상자들이 소를 제기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실제 전공의들의 추가소송이나 집단소송 등 법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전공의협의회는 “따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으며, 승소판결 이후 당직비와 관련해 소송 문의 등이 들어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병원들 역시 전공의 손을 들어준 판결 내용에는 관심을 보이면서도 실질적인 변화 모색이나 집단소송에 대한 대비는 적극적이지 않다.

 

우선 이번 소송의 당사자인 병원은 항소를 진행할 예정이며 수련과정에서 발생한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특정 병원만의 사안이 아니라 전공의들과 관련된  전체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조심스럽다. 향후 법무팀에서 항소 등 법적인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대학병원 역시 판결 이후 따로 전공의들 처우와 관련된 문제가 공식적으로 거론되고 있지는 않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지금상황에서 병원에서 관련된 내용이 나오기는 힘들어 보인다. 실제 내부적으로도 이야기가 오가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이번 판결에 전공의들은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있다. 판결이 가지고 있는 전공의 지위 확인에 대한 중요성 때문이다.

 

경문배 전공의협의회장은 “먼저 이번 소송결과는 전공의 역시 ‘근로자’라는 위치를 확인해줬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 회장은 “전체적인 전공의 수련·근무 환경을 정부와 병원이 개선하도록 요구할 것이며, 이번 판결이 이러한 요구에 힘을 실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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